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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영세·중소 가맹점들을 돕고, 상대적으로 낮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ESG 채권 발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작된 카드사들의 ESG 채권 발행이 지난해는 2조원에 육박했으며, 올해 1분기에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서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019년 67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는 1조9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들어 3월까지는 1조9200억원 발행되면서 ESG 채권에 가속이 붙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발행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에 이른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분류된다.
카드사별로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신한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순이다.
신한카드는 지금까지 1조21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며 가장 적극적이다. 올들어 5500억원 발행하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영세 가맹점주 가맹점 대금 지급주기 단축,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서민과 사업자에 대한 대출 자금 및 금융상품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회적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1조1400억원 규모의 그린 본드를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 관련 전기차∙수소차 등에 대한 금융서비스 활용 목적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움직임에 기여하고 있다.
즉, 신한카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사회'에 초점을 맞춘 반면 현대카드는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총 8115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영세 중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겨 정산하는 등 사회적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1000억원에 이어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ESG 방식의 외화ABS를 총 3억 달러 발행했다. 총 4400억원 규모로, ESG 채권 및 ABS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중소가맹점 금융지원, 친환경 차량 금융서비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는 2020년 6월과 10월 두 차례 중소 가맹점에 대한 금융지원 목적으로 ESG 채권을 총 2500억원 발행했다. 올해 2월에도 15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채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코로나19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가맹점의 신용판매 대금 조기지급에 사용된다.
하나카드는 중소 영세 가맹점의 금융지원,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지원, 스타트업 기업 지원, 친환경 운송 수단 관련 금융 지원 등 사회 곳곳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1500억원 규모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ESG 총괄부서를 통해 프로젝트 추진, 자금 관리, 현황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ESG 채권 발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인하된 이후 11개월째 동결이다. 오는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1월과 3월에 발행한 ESG 채권의 경우 금리가 각각 1.16%, 1.22~1.80%가 적용됐다. 현대카드는 올해 3월 1.09~1.97%로, 하나카드도 올해 2월 1.30~1.55%의 금리로 ESG 채권을 발행했다.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은 70~80% 이상이 채권을 통해 이뤄진다. 1%대 초반의 낮은금리가 책정된 ESG 채권은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 이슈에 부합함으로써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도 적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ESG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각 카드사들은 국내 채권 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잡은 ESG 채권 발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사회적가치 창출에 앞장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