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축소하며 'OLED 대세화' 가속'LG마그나' 설립, 전기차 영향력 확대자동차 전지사업 글로벌 일등 육성 총력
  • ▲ 구광모 LG 회장. ⓒLG
    ▲ 구광모 LG 회장.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3년을 맞는다.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효율적으로 안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 3주년을 맞게 된다. 구 회장은 2018년 고(故)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후 LG그룹을 이끌고 있다.

    취임 당시 41세의 젊은 나이에 총수에 오른 만큼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했지만,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성장과 함께 미래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병행하면서 현재 우려보다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구 회장은 계열사들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며 질적·성장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는 자회사들과 함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정비했으며, 주력사업과 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며 "주력사업은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을 쌓아 사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사업은 핵심 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먼저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경쟁력을 잃은 LCD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OLED 사업으로 빠르게 재편했다.

    LG디스플레이의 국내 LCD 생산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LG화학도 지난해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LG이노텍도 LCD TV용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월 6만장 규모의 중국 광저우 OLED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기존 파주의 월 7만장과 합쳐 월 13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대형 OLED 판매량은 전년보다 두 배가량 많은 8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OLED 패널 확대로 LG전자는 올 1분기 OLED 출하량 79만2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6% 성장한 수치로, 분기 최대 출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에 맞먹는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365만대 수준이던 OLED TV 시장이 올해 58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금액 기준 10%를 차지,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사업도 M&A와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전장 헤드램프 제조사 ZKW도 인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의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6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ZKW는 올해 체코 올로모우츠에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링을 위한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중국 상하이에도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신규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여기에 오는 7월에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다. 이에 따라 LG그룹의 전장부품 사업 규모도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그나의 유통망을 통해 그룹 계열사들의 전장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은 최근 전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BLDC 모터와 정밀구동 메커니즘에 대한 고출력·소형화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제동·조향용 모터에서 글로벌 경쟁우위 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용 모터 등 타 제품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기와 전자장치의 복합 모듈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 중에 있으며, 보유 제품·기술을 레버리지할 수 있는 차량용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및 차량용 조명 모듈을 육성함과 동시에 전기차용 부품과 같은 신제품 분야의 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10인치 이상 고부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 1분기 매출 점유율 25.9%를 기록, 11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장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패널 분야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차량용 OLED 시장 매출 점유율은 91%를 달성했으며, 시장 확대와 함께 점유율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는 벤츠,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프리미엄 차량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1'에서 T자 형태로 4개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해 만든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12.8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을 공개하기도 하면서 전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사업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LG의 배터리 사업은 그룹 최대 '캐시카우'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술 평가 1위의 LG화학에 쌓인 수주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0조원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 능력(연간 120GWh)과 특허(2만3610건)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배터리사업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다.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GM과 각각 1조원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완공도 앞두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생산 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전자 계열은 프리미엄 생활가전, 대형 OLED TV 등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주도력을 높였다"며 "자동차부품 선도업체인 마그나와 JV를 통해 전기차 부품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에서도 미래를 위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화학 계열은 주력인 자동차 전지사업을 글로벌 일등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