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 생산 확장에 올해 50억 달러 투입 계획화훙그룹, 상하이 증시 상장 통해 투자 재원 확보中, 무역전쟁 여파에도 반도체 육성 위해 측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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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 제재로 주춤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재가동되는 모습이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 2위 업체들이 생산 능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올해 50억 달러(약 6조1200억원)를 투자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 그룹은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상하이 증시 2차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MIC는 2000년에 설립해 2004년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1위, 글로벌 5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중국 본토 업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14나노 공정 양산이 가능하다. 

    이번 투자규모는 사상 최대로 월간 반도체 생산 능력이 8인치 웨이퍼(wafer) 기준 현재 13만 개 수준에서 15만 개 수준으로 확장을 노리고 있다. 

    미국과 전략 경쟁을 하는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SMIC, 칭화유니(淸華紫光), 화훙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투자 역시 중국의 지원이 있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훙 그룹은 상장을 통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재원 조달을 마련할 계획이다.

    화훙 그룹은 21일 발표문을 통해 회사의 이사회가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위안화로 표시된 신규 주식을 발행해 상하이 STAR에 상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훙 그룹이 상하이 STAR 2차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기업들이 파운드리에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반도체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반도체 업계의 경우 미국의 제재 강화로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어려운 만큼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립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를 쓰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수요처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시장 규모를 키워 지난 2020년에는 16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에도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수입은 4326억달러인 반면 수출은 1538억달러에 불과해 수입이 수출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자급률은 6%에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중국에서 판매된 1434억 달러(약 160조 원) 상당의 반도체 중 중국에 본사를 둔 자국기업에서 생산한 제품 비중은 5.9%에 불과했다. 금액으로 보면 83억 달러(약 9조 원) 규모다.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며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반도체 굴기에 집중 포화를 쏟아붇고 있는 만큼 힘들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국의 제재는 더욱 강화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제재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나 러먼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 기술 수출을 금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 기업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명시하기도 했다. 그는 “SMIC와 같은 기업들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판매 중이라고 확인된다면, 미국은 SMIC에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해 이들의 사업을 본질적으로 폐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