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증가 예상"…정부는 인수위에 '2% 중반'으로 낮춰 보고한은도 내달 2%대 하향조정 가능성…러-우 전쟁 리스크 반영AMRO, 소비자물가는 2.1→2.9% 상향…인플레 압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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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다.그러나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데이어 한국은행도 다음달 발표할 수정경제전망에서 2%대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여 'W자형'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더블딥은 경기침체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말한다.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MRO는 이날 내놓은 '2022년 역내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종전과 같은 3.0%로 전망했다. AMRO는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수정 역내 경제전망'에서 올 한국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이번 전망은 정부 전망치(3.1%)보다는 낮고, 한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과는 같다.AMRO는 "지난해 수출 호조로 강한 경제 반등을 기록한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은 올해 성장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라면서 "한국은 국내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올 3.0%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경제 하방 요인으로는 먼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을 꼽았다.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통화 긴축정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 가능성, 가계·기업 소득 감소에 따른 금융 위험 누적 등도 위험 요인이라고 봤다.물가상승률은 1월 전망(2.1%) 당시보다 0.8%포인트(p) 올린 2.9%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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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AMRO 전망이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ADB의 경우 지난 6일 내놓은 '2022년 아시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하지만 ADB는 종전 전망치보다 0.1%p 낮춰잡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무디스도 지난달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나란히 3.0%에서 2.7%로 내렸다.한은도 다음 달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2%대로 내릴 가능성이 적잖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우 전쟁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러시아를 포함한 EU(유럽연합) 수출 비중은 13.8%로 중국(25.3%), 미국(14.9%)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EU 경기가 둔화하면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한은은 물가상승률도 종전 3.1%에서 3% 중후반대로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한은은 지난 5일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도 한은의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기획재정부도 최근 인수위에 '2%대 중반 성장률, 4%대 물가상승률, 0%대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을 골자로 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이 우려된다고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AMRO는 올해 소비 증가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떠받칠 거로 봤으나 고물가 상황에 소비자가 지갑을 닫을 가능성도 적잖다는 분석이 나온다.한편 AMRO가 전망한 올해 아세안+3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4.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