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성과급, 자회사 1억, 본사 1천만원 '10배' 차이임원 6명에 대한 보수 한도액 100억 책정성과주의 임금 차별 만연... 소수만 혜택 평균 연봉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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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견게임사 웹젠이 직원들 간 성과급이 10배 가까이 차이 나고, 소수 임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웹젠 노동조합은 내달 업계 최초로 파업에 들어간다. 

    28일 웹젠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웹젠지회)에 따르면 5월 2일부터 본격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22일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일괄적으로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평균 10%(약 710만원) 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 입장을 유지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노조는 지난 3월 평균 16% 연봉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제안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 갈등 이면에는 실적에만 입각한 성과급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자회사 웹젠 레드코어는 모바일 MMORPG 'R2M'을 개발,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해당 개발자들과 임직원들에게 최대 1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웹젠 본사의 팀장급 이하 개발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1000만원 미만 수준으로 파악됐다.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의 개발자나 관련 직원들에게 성과급이 대부분 배분된 것.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되는 성과급을 천차만별로 지급한 데다가, 책정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웹젠 관계자는 "사측이 흥행에 성공한 개발자들과 임직원들만 우대하고 있다"며 "성과급 책정 시스템을 공개하고 직원들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 역시 웹젠이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을 평균으로 책정하면서 차별적인 임금 체계를 희석시켰다고 주장한다. 평균이라는 이름의 이면에는 일부 직원에게 성과급이 집중됐고, 대부분의 직원의 임금 인상은 수백만원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웹젠이 지난해 발표했던 임직원 연봉 평균 2000만원 인상도 사실상 소수 임직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3월 열린 웹젠 주총에서 통과된 임원 6명에 대한 보수 한도액이 100억원으로 책정된 것. 공시에 등록된 웹젠 연봉은 7000만원 수준이지만, 임원들 연봉을 빼면 5000만원 수준으로 쪼그라 든다.

    이에 대해 웹젠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등기임원 3인에게는 평균 2억 6800원의 급여가 지급됐다"며 "전년 대비 평균 5백만원, 1.9%상승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달 2일부터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파업 이후 모든 결과는 최종결정권자인 김태영 대표이사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웹젠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수는 총 547명으로, 영업이익은 1030억원이다. 회사의 창업자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으로, 현재 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