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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끝없는 '아할' 위협… 설 자리 없는 편의점 업계

제약 없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무인·덤핑 앞세워 편의점 위협소상공인간 출혈 경쟁 보호할 울타리 필요한 시기

입력 2022-05-27 10:26 | 수정 2022-05-27 12:48

▲ ⓒ연합뉴스

편의점의 적이 편의점이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전국 5만여개 점포가 자리 잡을 때까지 매년 두 자리 수 퍼센트로 성장하면서 출점 경쟁이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상공인들인 점주들은 경쟁점포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출점 거리를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기준인 50~100m 이내로 제한하는 자율규약 전까지 편의점은 말 그대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자율규약으로 인해 핵심 상권의 ‘간판 뺏기’ 싸움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편의점주들은 더 이상 옆 건물에 새로운 편의점이 들어오는 것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

문제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편의점의 새로운 적으로 급부상하면서 생겨났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덤핑 판매를 내세워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할인점은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라면·제과·음료 등도 판매하며 사실상 편의점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 할인점은 전국 5000여개로 편의점의 1/10 수준이지만 가격과 출점 제한 미적용을 앞세워 주요 상권에 침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주들은 할인점의 가격에 대응할 수 없다. 한 예로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의 경우 편의점에서는 800원, 할인점에서는 300~400원에 판매한다. 공급가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이른바 ‘100원 떼기’의 박리다매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무인 형태로 운영되는 할인점은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 시설, 인테리어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낮은 마진으로도 충분히 수익이 난다.

브랜드 본사에서도 할인점의 위협을 인지하고는 있다. 일부 본사에서는 가맹점포 인근에 할인점이 생기는 경우 제품별로 매가를 일정 부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해주고 있다. 다만 수십여 종의 제품을 반값에 판매하는 할인점과는 달리 지원 대상 제품의 종류가 많지 않고 금액이 크지 않아 사실상 유의미한 경쟁이 불가능하다. 형평성 논란도 피해가기 어렵다. 매가 지원을 받는 점포와 받지 않는 점포의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던 규제가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편의점은 할인점과 올바른 경쟁을 위한 출발선에 설 수도 없다. 환경이 바뀌었다면 규제도 바뀌어야한다.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정제된 울타리가 고민되어야 할 시기다.
조현우 기자 akg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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