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세 탄력저하·투자감소세 등 실물지표 악화OECD, 韓성장률 2.7%·물가4.8%…경기전망 '암울'새정부, 16일 경제정책방향 제시…민간주도·규제완화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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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공급망 악화의 여파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우려 수준을 넘어 실제로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기관들이 잇달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큰 폭으로 올려잡는 상황이어서 윤석열 정부가 다음 주 내놓을 경제정책방향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제시할지 주목된다.KDI는 9일 내놓은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잿값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현재 국내 경제를 분석하며 '경기 회복세 약화'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쓴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2월까지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 3월엔 '대외 불확실성 확대', 4·5월에는 '경기 하방위험 확대' 등을 언급했다.그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령 여파 등이 실물경제에 전이되고 있다는 평가다.KDI 분석자료에 따르면 하루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3월 24.0%, 4월 15.3%, 5월 10.7%로 내림세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도 3월 5.9%, 4월 1.9%로 떨어졌다.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5.0(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시기인 2020년 8월(104.6)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그만큼 우리 제조업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봉쇄 조치의 여파로 현지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투자도 감소세다.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7.5%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9.0%)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2.1%) 투자가 모두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9%나 줄었다.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119.7)도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2개월 연속 줄었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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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종전(3.0%)보다 0.3%포인트(p) 낮춰 잡았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종전(2.1%)보다 2.7%p나 올려 잡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앞서 IMF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5%, 물가 상승률은 4.0%로 각각 제시했다. 성장률은 직전 전망치보다 0.5%p 내리고, 물가 상승률은 0.9%p나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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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경제팀은 오는 16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에는 윤석열 정부의 5년간 경제정책 비전과 중점 추진 전략이 담길 전망이다. 이를 위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비공개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등 6대 경제단체장, 연구기관 등 경제정책 전문가 등과 연이어 간담회를 하고 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은 규제 완화와 민간중심의 경제성장 등이 메인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9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저성장을 극복하고 성장·분배의 선순환 기틀을 마련하려면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면서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경제운용의 축을 바꾸고 민간의 역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