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쉬마크 지분 100% 인수 2조3441 투입북미판 당근마켓 앞세워 'C2C' 시장 공략 나서'한국-일본-유럽'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美 물가 쇼크 영향 '52주 신저가'… '무리수' 지적도
  •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조원을 상회하는 자금을 투입해 북미 최대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한편, 불확실한 금융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네이버에 따르면 포쉬마크의 주식 9127만 2609주를 약 2조 344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 4일이며, 이후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미국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는 북미 시장 패션 C2C 분야에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 중 80%가 MZ 세대이며, 2011년 설립 이후 총 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중이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 순기업가치는 12억 달러로 평가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북미 지역 MZ 세대를 타깃으로 커머스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포쉬마크를 통한 서비스 연계도 고려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신규 사업에 진출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두 번째는 '정말 잘해서 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는지'"라며 "포쉬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북미 MZ 세대인 글로벌 C2C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이며, C2C 분야는 글로벌 강자가 없다는 점이 큰 기회"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 대표가 2조원이 넘는 통 큰 베팅을 진행한 것이 글로벌 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다만, 미국발(發) 금리 인상 여파로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미래 성장주로 꼽히는 네이버는 미국발 물가 쇼크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 주가는 4일 포쉬마크 인수 소식에도 불구하고, 장 중 17만 5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2020년 4월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8만원 아래로 곤두박질한 것.

    네이버 시가총액도 이날 하루 만에 2조7888억원이 하락한 28조 954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광고 검색 플랫폼 부문 매출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 데다가, 이커머스 부분에서도 성장률(40%→19%)이 반토막이 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황에서 포쉬마크 인수에 과도한 돈을 쏟아부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쉬마크는 상장 당시 주가가 100달러가 넘었지만 20달러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금융 시장에 자금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과감한 베팅이 화살로 돌아올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