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음악저작권료 소송 패소... 유사 소송 OTT 3사 '긴장'

KT와 LG유플러스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OTT 음악저작권료 징수 규정안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유사 소송을 진행 중인 OTT 3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KT와 LG유플러스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재량권 남용, 저작권법 위반, 절차 위반 등의 위법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지난 2020년 12월 OTT 서비스 업체들이 부담하는 음악저작권료를 인상하는 내용의 징수 규정안을 승인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OTT에 적용되는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을 신설하고 2021년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요율은 1.5%에서 시작해 2026년까지 1.9995%로 올리기로 해 OTT 사업자들로부터 다른 방송사업자나 종합유선방송 및 IPTV 사업자에 비해 사용료가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KT는 OTT ‘시즌’,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결에 OTT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웨이브, 왓챠, 티빙 등으로 구성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이하 OTT음대협) 역시 유사한 내용으로 문체부와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OTT음대협은 지난해 2월 문체부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악저작권료 징수규정 승인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14일로 예정돼 있던 최종 판결은 12월로 연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문체부에 패소한 재판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판부가 문체부의 사용료 요율 및 금액 수정 승인 처분에 재량권이 있다는 판결을 내린 점에서 패소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작권료가 인상될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축소 및 요금 인상에 따른 이용자 피해 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국내 OTT업계가 전체적으로 적자인 상태인 만큼,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비용의 증가는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OTT업계가 전체적으로 적자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작권료가 인상될 경우 투자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한창 성장 중인 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