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탈, 유동성 확보 비상신차 할부 중단… 연말 특수도 기대 밖저축은행 수신경쟁 제동… 대출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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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및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는 연 6~7%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 2%대였던 금리가 6달 만에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신규 영업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전문금융채권의 금리상승과 최근 채권시장 경색으로 조달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온라인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현대차를 구매할 경우 제공하던 12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변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달금리는 오르는데 할부금융 금리는 그만큼 올릴 수가 없어 영업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면서 "카드·캐피탈사 대부분 소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사실상 올해 영업은 끝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사는 할로윈 이후 코리아세일페스타, 크리스마스 등으로 이어지는 연말 소비 기회가 사라질 위험이 커졌다. 실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통업계가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고려해 할로윈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결정했다.카드업계는 이번 참사로 인한 충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참사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의 청년층이었던 만큼 대학가 등 소비가 활발한 지역에서도 연말 특수를 누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저축은행들도 대출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수신 경쟁마저 제동이 걸렸다. 저축은행은 자금조달 수단이 사실상 예·적금뿐이어서 고금리 전략으로 고객을 유치해 왔는데 연 6%를 넘어선 7%대 예·적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과도한 금리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에 나선 것이다.
저축은행업권은 당국의 지침에는 공감하지만 업권 불황을 타개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로 보수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여유자금을 확보할 방안이 전무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수신이 유일한 자금조달 수단이니 무리하게 금리를 올렸던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