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달 2일까지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적립금 운용 규제 합리적 개선커닝 공시 규제 등 영업관행 규율 강화
  • 금융위원회가 336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발맞춰 적립금 운용 정책을 유연하게 개선하고, 동시에 불건전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규율은 강화한다.

    1일 금융위는 오는 2일부터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우선 확정기여형(DC형) 및 개인형(IRP형) 퇴직연금의 이해상충 규제를 합리화했다. 

    사용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높아 사용자 및 그 계열회사 등이 발행한 증권 등의 편입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사용자가 아닌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IRP형의 경우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낮아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해상충 규제를 완화하거나 두지 않고 있다.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현재 적립금 대비 10%인 계열회사 증권에 대한 편입 한도가 DC형은 20%, RP형은 30%로 상향한다.

    또한 DB형에서 동일인 발행 특수채·지방채를 투자할 때 그 한도를 적립금 대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한다. 우량한 장기 자산인 특수채·지방채 편입 한도가 상향해 DB형 퇴직연금에서 보다 원활하게 자산-부채 매칭(ALM) 운용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 가능한 상품의 범위를 확대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선 원리금보장상품과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에 대해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중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의 범위에 국채·통안채 등을 담보로 한 익일물 환매조건부매수계약과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 등을 추가한다. 이미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으로 분류돼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 가능한 채권혼합형펀드의 주식 편입 한도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규율 체계에 맞춰 현행 40% 이내에서 50% 미만으로 상향한다.

    또한 IRP형에서 은퇴 근로자들이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인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납입보험료를 실적배당상품(주로 펀드)으로 운용하되 운용 이익이 발생할 경우 운용 실적에 따라 추가 기간 동안 연금을 지급하고, 운용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금액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변액연금과 달리 사업비 등을 수취하지 않으며, 보증수수료는 부과된다.

    보험개발원이 보증수수료 요율 검증 절차 등을 마련하고, 상품 개발 및 상품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이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적배당상품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금 수령을 희망하는 은퇴자에게 유용한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중도해지 시 이미 납입한 보증수수료를 차감한 실적이 반환되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퇴직연금용 원리금보장상품 시장의 영업 규제는 강화한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사업자에게만 적용되던 공시의무를 비퇴직연금사업자의 원리금보장상품에도 적용해 소위 '커닝공시'와 이에 따른 불건전 과당경쟁을 막는다.

    사업자는 물론 비사업자의 원리금보장상품도 익월 적용할 금리를 금월 공시(늦어도 매월 1일로부터 3영업일 이전까지 공시)해야 하며, 사업자는 감독규정에 따라 금리가 공시되지 않은 원리금보장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수수료를 활용한 변칙 고금리 원리금보장상품 제공도 금지한다. 

    지금까지 일부 퇴직연금사업자는 수수료를 보조금처럼 활용해 고금리 예금 등을 만들어 이를 일부 대기업 DB형 퇴직연금에만 독점적으로 제공해왔다. 이는 가입자 간 형평에 반하고, 근로자 이익과도 무관한 바 수수료 제공·수취 금지를 통해 해당 영업 관행의 개선을 유도한다.

    파생결합사채 관련 규율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일부 증권사들은 실질은 원리금보장상품이지만 감독규정상 원리금보장상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변칙 파생결합사채를 제공해왔다.

    현행 원리금보장상품에 적용되는 규제에도 변칙 파생결합사채는 이러한 규제들을 우회해왔던 게 사실이다. 

    감독규정 개정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사모 파생결합사채는 판매가 금지되며, 사실상 원리금보장상품에 해당하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도 원리금보장상품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개정안은 오는 7월 2일까지 의견청취를 거칠 예정이며, 입법예고 종료 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3분기 중에 시행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