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2분기 실적 전기比 40% 급감 예상증권주 투자심리도 침체…6월 KRX증권 2% 하락부동산PF 리스크 여전…주가 반등 제한 전망
  • 증시 반등에 올해 1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유동성 감소와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악재 등으로 2분기 실적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실적 한파 전망에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침체된 모습이다.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상존한 만큼 증권사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합산 2분기 당기순이익은 7297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2685억원) 대비 42.5%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증시 회복에 따른 거래량 상승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직전 분기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해 1분기 60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3조896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6억원)보다 1조8382억원(89.3%) 급등한 바 있다.

    1분기 만에 온기가 식은 건 CFD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 영향이 크다. 

    CFD 미수채권 문제로 인해 증권사들은 손실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이 더해지면서 실적 악화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FD 서비스를 제공한 13개 증권사에서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 등 하한가 사태 당시 문제가 된 8개 종목과 관련해 발생한 미수채권은 총 2521억원 규모로,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7% 미만 수준이다. 13개 증권사 중 100억원이 넘는 미수채권이 생긴 증권사는 총 6곳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을 권고한 것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실적은 수익증권 등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과 부동산 PF 및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컨센선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면서 "투자자산 평가손실과 PF 충당금은 2분기에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단 점에서 하반기 내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 유동성도 줄어들었다. 회사채의 1분기 전체 발행액은 30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지만 2분기에는 6월 21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상장 기업수가 지난 4분기 52개, 올해 1분기 27개에 이어 2분기는 22개로 저조한 모습이다.

    때문에 시장에선 증권업종의 2분기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했고 CFD 및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트레이딩 수익이 1분기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이상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2분기는 실적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간 KRX증권지수는 2.03% 하락했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업종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13개 증권 관련주를 포함한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신용 리스크 경계감도 주가 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융당국의 정책지원과 대주단 협약 가동으로 한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연착륙한 것은 아니란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위탁매매, IB(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수익원이 분산된 증권사는 시중금리 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한 반면 부동산 PF 수익의존도가 큰 증권사는 여전히 고전 중"이라며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상환순위, 투자지역, 용도 측면에서 타 금융업종보다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특히 초대형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초대형 증권사의 익스포저가 큰 해외대체투자도 리스크가 작지 않다.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별로 CFD와 부동산 PF 리스크를 극복하는 정도가 다른 만큼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하반기엔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업황이 둔화되고 이연시켜왔던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이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익스포저 반영의 경우 이미 상반기 중 이자비용률 상승 속도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이자비용률이 크게 늘어난 증권사들은 그만큼 이자손익이 크게 훼손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곧 이자손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유동성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 부담에서 가장 자유로운 증권사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