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3.83~6.80%, 변동형 4.30~6.286%신규 10건 중 8건 고정 선택일부 은행 변동금리가 더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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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에 정부당국이 대출 규제 카드를 만지막 거리면서 시중 금리가 혼조세를 띄고 있다. 뚜렷한 기조 없이 금리 전망이 엇갈리면서 예비 대출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3.83~6.80%, 변동형 금리는 4.30~6.286%로 집계됐다. 하단은 고정형이, 상단은 변동형 상품 금리가 낮았다.

    통상 고정금리 상품은 장기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해져 변동형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하지만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어느정도 마무리됐고, 한국은행이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고정형 상품이 줄곧 낮은 금리를 유지해왔다.

    실제로 고액의 주담대를 일으키는 차주 상당수는 고정형 상품을 택하는 추세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대출 비율은 지난해 8월 54.2%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추월한 이후 지난 4월에는 80%를 넘어섰다. 잔액기준으로 봐도 같은 기간 33.3%에서 38.2%로 꾸준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도 고정금리를 장려하고 있다. 지나친 변동성에 노출된 차주가 늘어나면 부실율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상품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도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 카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신(新)고정금리 목표비중을 도입하고 커버본드 활성화 등 고정금리대출 확대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코픽스(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변동형 상품을 고민하는 차주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번 대출을 일으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는 3년간 갈아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로 돌아서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에 기인한 움직임이다.

    실제로 주담대 신규 취급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4월 80.7% 이후 5월 77.0%, 6월 73.1%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신한은행 주담대의 경우 변동형 상품 금리는 4.33~5.64%, 고정형은 4.66~5.97%로 변동금리가 더 싼 현상도 벌어졌다.

    반면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아진 가운데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까 대출을 받자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우리나라는 10여년간 금리가 낮았지만, 또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는 예상에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