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ETF 순자산 증가액 상위 상품 절반이 채권·금리형한 달 새 순자산 3조원 늘어…최근 단기금리 추종 상품 두각관련 신상품 앞다퉈 출시…신규 상장만 7개
  • 고금리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에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피난처로 채권·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신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기준 순자산 증가액 상위 50개 중 23개 상품이 채권형·금리형 ETF다. 이들 상품의 순자산 증가 총액은 2조8373억원으로, 채권·금리형 상품에서만 3조원 가깝게 성장했다.

    한 달간 순자산 증가 상위 5위권 포진된 상품은 대체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한국 무위험 지표금리(KOFR) 등 국내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로, 이 기간 순자산 1조621억원 늘었다. 지난 12일 기준 해당 상품의 순자산은 3조원으로, 지난 6월 7일 상장 후 84영업일만으로 국내 최단기간 기록을 썼다.

    뒤이어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과 'KODEX 24-12 은행채(AA+이상)액티브'의 순자산이 각각 5532억원, 4907억원 늘었다. 순자산 증가 상위 3개 ETF 모두 삼성운용의 상품이다.

    'TIGER 단기채권액티브'와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에도 각각 2877억원, 866억원 순자산이 늘었다.

    금리인하를 고대하던 채권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단기채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단기채의 경우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시중금리가 올라도 채권 가격 변동성이 작다.

    장기채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은 지난 한 달간 633억원,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는 148억원,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은 62억원 순자산이 증가했다.

    채권·금리형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최근 국내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국 국채 금리발(發) 충격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 모두 가격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주식보다는 채권형 ETF로 자금이 쏠리고 있고 이미 순자산 규모는 채권·금리형 상품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용사들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신규 상장된 20개 ETF 중 채권·금리형은 7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9일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ETF 'iShares'와의 협업으로 'KODEX iShares 미국채권 ETF' 3종을 출시했다.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액티브 ETF', 'KODEX iShares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액티브 ETF' 등으로, 블랙록의 대표 미국채권 ETF인 'USHY, 'LQD, 'TIP' 3종을 각각 1대 1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다.

    키움운용자산운용도 지난달 '히어로즈 25-09 미국채권(AA-이상)액티브'를 상장했다.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는 국내 처음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신용등급이 높은 국내 우량 채권 전반에 투자하는 'HANARO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를 선보였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금리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윤철 연구원은 "채권·금리형 ETF의 인기로 국내 ETF 시장이 올 들어 100조원을 돌파한 반면 코스피 시총은 쪼그라들었고 향후 유동성의 감소는 증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면서 "고금리와 경기 부담 속에 증시가 부진할수록 다양한 상품과 스타일이 존재하는 ETF 시장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