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인보험 시책 경쟁 메리츠·현대해상 650%, 삼성·DB손보 600% 대형사 중심 영업 독과점 우려
  • ▲ 메리츠화재가 GA에 내건 시책안.
    ▲ 메리츠화재가 GA에 내건 시책안.
    최근 손해보험회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 적용하는 시책(판매촉진비)을 강화하며 점유율 확보 전쟁에 나섰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장기 인(人)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청약을 진행하거나 사업비를 지나치게 소모해 되레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GA 설계사 멤버십인 '메리츠클럽' 가입 설계사에 적용하는 11월 시상을 기존 100%에서 최대 300%까지 인상했다.

    이 멤버십은 장기 인보험 두 달 실적 20만원 이상이면 가입 가능하며 실적 인정 기준은 보험설계사 공동 시상기준을 적용한다. 지난달 최대 650%의 시책안을 내걸고 상품 판매를 독려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현대해상도 지난달 인보험 150%, 펫보험 300% 등 최대 650%의 시책안을 제시했다. 추가로 인보험 합산실적이 100만원 이상시 금 10돈까지 내걸었다. 

    삼성화재와 DB손보도 장기 인보험 등에 최대 600%의 시상을 GA 설계사에 내걸었다. 멤버십 가입시 추가 시상금과 해외여행 등은 덤이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GA 설계사에 주는 시책을 강화하는 것은 연말을 앞두고 GA 판매 비중 확보를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제판(제조와 판매) 분리가 가속화되며 GA 설계사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 IFRS17이 처음 도입되면서 순익에 직결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GA 중심으로 영업채널을 재편해왔다. GA에 소속된 설계사는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영업 방식이 보험사의 비용부담을 가중한다는 점이다. 시책비가 과도해지면 보험회사의 사업비가 늘어나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대형 보험사들이 영업 경쟁을 계속 벌이면서 중소보험사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형사들이 높은 시책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면 당해낼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단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영업 드라이브를 거는데 중소형사들이 괜히 나섰다간 손해가 크다"면서 "보험업계가 GA에 과다한 시책비를 지급하게 되면 결국 보험료 인상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