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인사 속 임기만료 CEO 3인방 안정적 세대 교체단일 지주회사 전환 후 지배구조 개편 고려한 듯실적 악화된 현대홈·현대L&C 대표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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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의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든 소폭 인사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단일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하면서 급진적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임기가 만료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안정적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평가다.다만 소비위축으로 유통업계 안팎의 성장성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체제에서 만들어질 과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 1명, 부사장 1명을 포함해 승진 17명, 전보 23명 등 총 40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4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이번 인사로 신임 대표이사 3명이 승진, 발탁됐다.먼저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이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발탁됐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 전무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정백재 현대L&C 경영전략본부장 상무도 현대L&C 대표이사 전무로 승진·발탁됐다.이로서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장호진 사장, 김형종 사장의 3인 체제에서 정지선 회장, 장호진 사장, 정지영 사장 체제로 전환된다. 기존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와 김관수 현대L&C 대표이사도 올해를 끝으로 물러난다. 이들은 모두 임기만료에 따른 인사로 안정적 세대교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현대백화점이 최근 2년간 계열사 대표이사를 모두 유임시킨 것과 비교하면 3인 대표이사에 대한 동시 변화가 추진된 셈이다.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감안해 조직을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꾀하는 동시에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이런 현대백화점그룹의 분위기는 그룹이 지난 9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을 통해 두 개의 지주회사를 구축하려던 계획이 주주들 반대로 불발된 이후 지난 9월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이에 따른 변화도 예고돼 있다.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장호진 대표를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현대홈쇼핑의 지분을 현대지에프홀딩스로 매각하는 등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이 과정에서 소비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돼 가는 현대홈쇼핑과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현대L&C의 실적악화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두 회사의 대표이사 교체와 향후 역할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현대백화점그룹이 새로운 대표이사에 ‘영업통’, ‘전략통’을 발탁했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는 영업본부장 출신의 인사고 정백재 현대L&C 대표는 경영전략본부 출신.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영업본부장과 영업전략실장을 겸임해왔다.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지난 2년간 계열사 대표이사를 모두 유임시키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선 변화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