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바라보는 ETF 시장, 자산운용사 경쟁 치열1·2위 이어 3·4위 순위 변동 주목, 1%대 접전한투운용 성장세 '훨훨' 반면 KB운용 점유율 하락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의 1위였던 삼성자산운용의 독점체계가 흔들린데다 3·4위 간 자리 싸움도 치열해지면서 순위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의 ETF 순자산총액은 최근 기준 137조3176억 원으로 연초(121조5187억 원) 대비 13% 이상 늘어났다. ETF 140조 원 시대를 넘어 200조 원 성장까지 점쳐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1·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나란히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4일 기준 이들 자산운용사의 ETF 순자산 규모와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 54조6616억 원(39.43%) △미래에셋자산운용 50조6841억 원(36.56%) △KB자산운용 10조5398억 원(7.60%) △한국투자신탁운용 8조3014억 원(5.99%) 순이다.

    주목할 점은 시장 성장세에 맞춰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3위' 경쟁이다. 한국운용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4%대에서 최근 5~6%대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부동의 3위를 지켰던 KB운용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순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이다.

    이날 기준 한투운용의 순자산 규모 역시 올해 초 대비 3조 이상 증가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의 순자산액은 6000억 원대 증가에 그쳤다. 점유율 면에서도 2022년 당시 KB운용이 한투운용을 5% 가량 앞섰지만 현재는 한투운용이 1.61%까지 따라잡은 상태다. 

    한투운용이 2022년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을 대표(사장)로 영입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시작했다. 배 사장은 취임 후 2008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 'KINDEX'를 'ACE'로 교체하며ETF 관련 상품 개발 및 운용 조직을 확대했다.

    이후 순자산 1조원 ETF도 탄생시켰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순자산은 지난 달 27일 1조172억 원을 기록하며 한투운용의 ACE ETF 중 처음으로 순자산 1조 원을 넘겼다. 

    새 외부인사 영입으로 성장세를 지속한 한투운용과 달리 KB운용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해 초 김영성 대표 취임 후 조직개편에 힘을 줬지만 되레 ETF 점유율이 소폭 떨어지는 등 변동이 일고 있다. 

    현재 KB운용은 ETF솔루션운용본부와 ETF마케팅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한 상태다. 이후 운용·마케팅·상품실을 ETF사업본부 산하에 편제하고 사업부의 총괄 역할로 한투운용 출신의 김찬영 본부장을 영입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 영입 이후 조직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안정 태세를 갖추기엔 아직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KB운용의 어수선한 틈을 타 한투운용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KB운용은 최근까지도 타사 출신 인사 영입으로 운용진에 변화를주는 등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ETF 시장 과열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상위권 내 순위 변동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본부장이 한투운용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두 운용사간 경쟁 구도가 주목되는 이유기도 하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내부 인력 승진과 재배치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는 만큼 KB자산운용을 빠르게 역전하고 있다”며 “ETF 시장 전체 성장세가 가파근 가운데 연말께 3·4위권 변동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