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영업이익만큼 오른 2분기 이자비용 부담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놓고 당국과 줄다리기 예상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카드 수수료 인하를 놓고 또 다시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샅바싸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실적이 좋았던 만큼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카드업계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불황형 흑자식으로 간신히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이자비용도 추가로 높아져 역마진을 우려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로 맞선다. 

    20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 회의'를 열고 카드수수료율 체계와 적격비용 산정방식에 관한 의견 수렴에 들어간다. 

    적격비용은 카드 결제에 필요한 원가 개념이다.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VAN(부가가치통신사업자) 수수료 등을 포함한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법 개정 이후 적격비용 재산정이 네 차례 이뤄졌는데 매번 카드 수수료율은 낮아졌다.

    연 매출액 3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의 경우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는 2012년 이전 4.5%에서 현재 0.5%로 떨어졌다. 카드업계는 우대 수수료율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TF 회의에서도 수수료율을 재차 인하하려는 당국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이자비용도 늘어 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국내 8대 카드사의 평균 이자비용은 13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은 10.50% 늘어난 1389억원으로 나타났다.

    내실 경영에 힘쓴 결과 대부분의 카드사가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했으나 문제는 이자비용이 이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신한·하나·삼성·KB국민·현대·우리·비씨카드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9725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들 카드사의 이자비용 합계는 19억원 더 많은 9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의 이자비용 증가는 금리가 고점일 때 발행했던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물량 탓에 2분기 들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차환을 통한 금리 갈아타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카드사별 영업이익의 편차는 감소했으나 이자비용의 편차는 증가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후순위채권 등 상대적으로 저금리 발행 전략에 공을 들인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 이자비용 격차도 벌어졌다.
  • ▲ ⓒKB증권
    ▲ ⓒKB증권
    표준화한 2분기 카드사별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비교하면 하나카드의 영업이익은 -0.4 수준으로 줄고 이자비용은 0.9로 늘어난 비대칭 구조를 보였다. 이자비용 증가가 경쟁사 대비 가장 두드러진 곳은 우리카드로 1.6 수준으로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도 1.7로 높긴 하지만 이자비용 증가도 만만치 않았다.

    카드사 관계자는 "단순히 영업이익만 가지고 카드사 실적이 좋았으니 수수료를 더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상품 개발이나 자금조달에 필요한 비용을 무시하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를 위한 좋은 서비스와 건전한 경쟁을 위해서도 합리적 수준의 수수료율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