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證 ‘1300억원 운용손실’ 사태에…금감원, 증권사 전수조사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00억 규모 상장지수펀드(ETF) 선물매매 운용손실 사고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직접 철저한 검사·조사를 당부한데 이어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전수조사에 나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이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난 유동성공급자(LP) 업무 과정에서 1300억원의 대규모 운용손실을 낸 것과 관련, 26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전수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이들이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 손실이 났는데 은폐한 사례는 없는지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금감원에 보고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 측은 “손실 규모 등이 흔치 않은 사례라 판단해 바로 현장검사에 들어갔다”며 “금융사고와 관련해 필요한 내규, 내부통제 적정성, 손실 발생 원인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장내 선물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를 하다 과대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를 스왑 거래인 것처럼 허위 등록하며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

이 같은 행위는 지난 8월 2일부터 10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스왑 거래 등록이 허위인 것을 확인했으며 내부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감독당국에 신고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신고를 바탕으로 전날 직원들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이번 현장검사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의 위법 행위 여부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효성 등을 점검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 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번 전수 점검의 발단이 된 신한투자증권의 김상태 사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문을 냈다. 김 사장은 먼저 “지난주 금요일 공시와 언론을 통해 접하신 충격적인 소식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월 초 ETF LP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선물옵션부에서 본래의 목적과 허용된 범위를 넘어서는 장내선물 매매가 있었고, 당시 시장의 급락 상황 속에서 대규모 매매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손실을 감추고자 관련 내용을 손익 집계 및 보고에서 누락했으며 이를 위한 반대 포지션 스왑 거래를 허위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누락된 손실과 허위 스왑 포지션은 9월 말 기준 분기 결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고 손실 규모는 세전 1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CEO로서 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크게 통감하고 있으며 이제 회사는 본 위기 상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는 데 최우선으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비상대책반'을 공식적, 체계적으로 가동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사실관계와 원인 파악이 명확해지면 단계, 단계, 여러 방법을 통해 임직원과 소통하도록 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은 흔들리지 말고 현재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과 소임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