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ETF 거래대금 25% 급증운용사는 운용보수, 증권사는 매매수수료, LP로 수익 확대투자자 손익과 무관하게 거래 많을수록 금투사 이익 증가상품 선점한 금투사와 후발주자 간 시장 양극화 심화
  • ▲ ⓒ연합뉴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3
    ▲ ⓒ연합뉴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3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으로 국내 ETF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금융투자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함께 늘고 있다.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인 반면 운용사와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는 거래가 활발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상품 경쟁이 투자자 보호보다 수익 확대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38조797억원으로 전월(30조4181억원)보다 25.2% 증가했다.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 ETF 시장 거래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에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단기간에 시장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두 배로 확대된다. 실제 최근 반도체주 급락 과정에서는 관련 레버리지 ETF가 하루 만에 20~30% 안팎 급락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다.

    반면 금융투자회사들은 투자자의 손익과 관계없이 거래가 활발할수록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곳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다.

    운용사는 ETF 순자산 규모에 비례해 운용보수를 받는다. 국내 단일종목 ETF(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총보수는 상품과 운용사에 따라 연 0.09~0.29% 수준이다. 투자자가 상품을 오래 보유할수록 운용사는 안정적인 운용보수를 확보할 수 있다.

    증권사도 ETF 거래가 늘어날수록 수혜를 입는다. 투자자가 매매할 때마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와 계좌 종류(HTS·MTS 등)에 따라 수수료는 0~0.5% 수준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반 ETF보다 회전율이 높아 거래 수수료 수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은 일부 증권사 역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스프레드(매도·매수 호가 차이) 수익을 얻는다. 거래량이 많고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LP의 거래 기회도 늘어난다.

    결국 투자자가 수익을 내든 손실을 보든 거래만 활발하면 운용사와 증권사, LP 모두 수익을 얻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를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자는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은 반면 상품을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얻는 구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전율이 높을 때는 200%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이를 통해 증권사가 거둘 수 있는 매매수수료는 많게는 1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수익 구조가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TF 시장은 초기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특성이 강해 선점 효과가 큰 만큼 후발 운용사들의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직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못한 운용사들은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로커리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증권사들도 ETF 거래 확대에 따른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면서 일부 대형 증권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과제는 남아 있다.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보다 단기 매매에 적합한 상품으로, 높은 변동성 탓에 장기간 보유할 경우 복리효과로 인해 기초지수와 실제 수익률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단기 수익만 기대하고 투자할 경우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거래가 활발할수록 운용사와 증권사, LP 모두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상품 다양화 자체는 필요하지만 판매 경쟁이 투자자 보호 원칙보다 앞서지 않도록 상품 구조와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상품 다양화와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 함께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발언한 바 있으며,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전날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자본시장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특정 대형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업계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