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최근 5거래일 코스피만 19조 순매수 25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 앞두고 반도체 투자심리 '분수령'AI 메모리 수요 확대로 이익률 지속 여부에 관심 집중SK하이닉스 시총 1위 등극…코스피 과열 논란 재점화공포지수 95포인트 급등…추가 조정 경계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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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폭락장에서 11조원 넘게 물량을 받아낸 개인투자자들이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죽이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추가 조정 압박이 커질 수 있어서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위 등극과 코스피 공포지수 급등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공포심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날 개인들의 ETF 매수까지 합산하면 순매수 규모는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아낸 것이다.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 동안에는 19조원 가량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 기대감이 개인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오는 24일 장 마감 후, 한국시간으로는 25일 새벽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증가로 마이크론 주가가 올 들어 4배 이상 상승한 만큼 시장의 실적 기대치도 높아진 상태다.

    금융데이터 플랫폼 알파스트리트와 팩트셋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올 2~5월에 20.70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1.91달러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93억달러 대비 4배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의 눈높이는 공식 컨센서스보다 더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마이크론의 올 3~5월 분기 조정 EPS 위스퍼 넘버는 22.17달러로 집계됐다.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더라도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 변수는 이익률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실적 발표 당시 올 3~5월 분기 비일반회계기준 기준 매출총이익률을 81%로 제시했다. 회계연도 2분기, 지난해 12월~올 2월 매출총이익률은 75.0%였다.

    시장에서는 AI 칩에 사용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AI 추론 수요 확대가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메모리 업황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와 향후 가이던스를 통해 현재의 높은 이익률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를 확인할 전망이다.

    다만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크론 주가는 최근 8번의 실적 발표 중 6번 하락했고, 평균 하락률은 6.5%였다.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을 크게 웃돌고 있어 실적 발표를 전후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론 주가는 앤트로픽의 최첨단 AI 모델 공급 소식에 지난 22일 6.8% 오른 1211.38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지만, 23일 다시 13% 넘게 폭락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국내 반도체주와 관련해서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위 등극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2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은 2000년 11월 이후 25년 7개월 만이다. 다만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합산한 시가총액은 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의 기존 보고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8일자 보고서에서 “기업 이익 증가에 기반한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시그널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시점”이라며 코스피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두 종목의 시총 역전을 제시했다.

    실적 규모의 역전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 상승만으로 시총 순위가 바뀌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363조3103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263조4384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 규모가 여전히 더 큰 만큼, 시총 역전은 펀더멘털보다 주가 모멘텀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최근 9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인 20~30포인트대보다 3~4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급등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 매수를 포함해 대규모로 물량을 받아낸 만큼 단기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투자심리 위축에 이어 마이크론 실적까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지 못할 경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추가 조정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패닉 심리가 확산되고 금리 부담까지 겹칠 경우 작은 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최근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