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달 만에 1500원 재돌파 … 외국인 5조 던졌다고유가·강달러·고금리 ‘3중 충격’, 금융시장 긴장 최고조한·미 통화스와프 필요론 재부상 … 한은 딜레마 깊어진다
-
- ▲ ⓒ뉴데일리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선을 뚫자 시장은 숫자보다 위기감에 먼저 반응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5조원 넘게 주식을 던졌고 장기금리는 4%를 넘어섰다. PF와 자영업, 외화부채까지 한꺼번에 흔들리며 금융시장 곳곳의 숨은 부실이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8원 오른 1500.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에는 1507.7원까지 치솟으며 한 달여 만에 다시 1500원선을 돌파했다. 환율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1454원까지 내려왔지만 불과 6거래일 만에 약 47원 급등했다.달러 강세 흐름도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99.146까지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영향이다. 여기에 중동 긴장 고조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장 실망감까지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외국인 자금 이탈도 거세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5조 604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장중 8000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하며 전 거래일보다 6.12% 하락한 7493.18로 마감했다.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며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각각 6~7% 급락했다.◆ 환율·금리·유가 '삼중 압박'문제는 환율 충격이 외환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장기 국채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를 돌파했고 국내 국고채 30년물 금리 역시 최근 장중 4%를 넘어섰다. 은행채 5년물 금리도 3.9% 수준까지 상승했다.시장에서는 유가 상승과 강달러 조합이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유가 100달러 수준은 달러-원 환율 1489원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설 경우 환율이 1500원대에 고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기업들의 외화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 외화부채는 약 69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원화 기준 부담은 약 90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일수록 타격이 크다. -
- ▲ ⓒ뉴데일리
◆ PF·자영업, 금융권 숨은 뇌관 흔들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을 다시 쓰고 있지만 제조업 현장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최근 125선까지 상승했고 나프타·에틸렌·자일렌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은 최근 1년 새 30~60% 급등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원가 부담을 키운 영향이다.중소기업들은 비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협력 구조상 가격 전가력이 약한 기업일수록 수익성 악화 속도가 더 빠르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매출은 유지돼도 남는 돈이 없다”며 “공장을 돌릴수록 현금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기업 체력도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 기업 비중은 40%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10곳 중 4곳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의미다.실제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조153억원으로 처음 3조원을 넘어섰다. 건설업 연체율은 1.64%, 부동산·임대업은 1.28%까지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이미 1070조원을 넘어섰고 폐업 상태 사업장도 50만곳을 웃돈다.금융권 내부에서는 연체 이전 단계의 ‘잠복 부실’을 더 위험하게 보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의 추정손실 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최대 30% 가까이 증가했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도 빠르게 뛰고 있다.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iM뱅크 평균 연체율은 1.19%까지 상승했고 전북은행은 1.65%를 기록했다.◆ 다시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환율이 다시 1500원을 돌파하자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도 재차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통화스와프 규모는 약 1506억달러 수준이지만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과의 스와프는 없는 상태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에는 60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다. 당시 통화스와프 체결만으로도 외환시장 불안 심리가 빠르게 진정된 바 있다.시장에서는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중대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고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내년 3.5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특히 대표적 비둘기파였던 신성환 위원이 퇴장하고 연준 출신 김진일 고려대 교수가 새로 합류하면서 금통위 내부가 전반적으로 더 매파적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외한시장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단순히 환율 숫자보다 고유가·강달러·고금리가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 자체를 더 위험하게 본다"며 "PF와 자영업, 지방 중소기업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경우 예상보다 훨씬 큰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