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보다 포켓몬 잡으로 온 당일치기 게이머 많아 대형마트보다 편의점 매출 호재
휴대폰 충전·보조 배터리·이어폰 매출 상승
휴대폰 충전·보조 배터리·이어폰 매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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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게임 하려고 속초 오셨나 봐요? 난리에요. 포켓몬GO 이슈 터지고 나서 평소보다 사람이 3~4배가량 늘었어요." (속초시 고속버스 터미널 인근 세븐일레븐 직원)"매출 상승 폭이 크지 않습니다. 근처에 사람은 많은데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이마트 속초점 직원.)
포켓몬GO 열풍에 따른 속초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편의점은 포켓몬GO 특수(?)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 대형 마트인 이마트는 매출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후 1시경. 기자가 찾은 속초 고속버스 터미널 인근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포켓몬GO를 잡기 위해 찾아온 200여명의 게이머들과 휴가를 맞아 방문한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실제로 주변 편의점에는 "포켓몬도 잡고 핸드폰 충전하세요", "포켓몬GO로 포켓몬도 잡고 포켓몬스터 인형도 구매하세요" 등 다양한 전단 및 문구가 붙어 있어 포켓몬GO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에서 포켓몬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장난 아닙니다"라며 "보조배터리를 대여해주는 등 포켓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매출도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로 포켓몬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난 세븐일레븐 속초 코엑스점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6.9%나 급증했다.
GS25와 CU도 포켓몬 특수 효과에 매출이 상승했다.
GS25의 경우 포켓몬들이 자주 출몰한다는 지역으로 알려진 청초호 주변 10여개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11~19일) 24.8% 신장했다. CU도 포켓몬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 기간 동안 속초 지역 편의점 매출이 전주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CU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휴대폰 충전'으로 전주대비 4.9배 급증했다. 포켓몬GO가 모바일 게임인 만큼 휴대폰 배터리 소모가 많아 편의점에서 충전하는 게이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휴대폰 충전기, 이어폰 등이 포함된 소형가전 매출 역시 82.4%나 크게 뛰었다. 목적구매 성격이 강한 제품군으로 속초를 방문한 포켓몬GO 유저들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속초에서 만난 이승열(26세) 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곳이 속초뿐이고 마침 휴가도 맞물려 속초로 오게 됐다"라며 "포켓몬을 잡다 휴대폰이 방전돼 편의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마트인 이마트 속초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매출이 신장하는 데 아쉽다는 반응이다. 매출 상승의 이유 또한 포켓몬GO 열풍이라기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근처 해수욕장이 개장해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이마트 속초점 직원은 "속초에 방문객이 많이 진 건 확실하지만 매출 상승세가 크지는 않다"며 "해수욕장이 개장돼 물건을 구매하려는 피서객들이 조금 많아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속초점 도보 5분 거리에는 '태초 마을 입구'(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단체 관광객보다 개인 단위 게이머가 속초로 많이 찾은 것을 이유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GO는 10대부터 30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이들은 속초를 피서지로 선택해 방문한 피서객이 아니라 개인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속초를 찾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게이머들이 속초를 많이 찾아 소량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 매출이 상승했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