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핑거로 촉발된 62만BTC 생성 … 시세 한때 10% 급락유령 물량 실제 거래, 가격 발견 기능 왜곡금융당국 전 거래소 점검 착수, 제도 보완 검토보상 약속에도 남은 과제는 ‘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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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BTC) 대규모 오지급 사고가 시장을 뒤흔들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팻핑거, Fat Finger) 하나로 수십조원 규모의 ‘유령 물량’이 생성됐고, 일부가 실제 매도로 이어지면서 가격 급락과 투자자 혼란을 불러왔다. 해킹이나 외부 공격이 아닌 내부 관리 문제만으로 시장 질서가 흔들렸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고는 6일 저녁 진행된 빗썸의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초 빗썸은 당첨자에게 2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담당자가 지급 단위를 ‘원’이 아닌 ‘BTC’로 잘못 입력하면서 1인당 2000BTC가 계정에 반영됐다. 당시 비트코인 시세(개당 약 9800만원)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약 1900억원, 전체 오지급 규모는 약 62만BTC로 시가 기준 6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유령 물량’이 가격을 흔들다 … 40분간의 시장 혼란빗썸은 이상 거래를 인지한 뒤 약 30~40분 만에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고, 오지급 물량의 99% 이상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단 이전 일부 이용자들이 즉각 매도에 나서면서 약 1700~1800BTC가 실제 거래에 사용됐다. 이 여파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100만원대까지 급락하며, 타 거래소 대비 10% 안팎의 가격 괴리가 발생했다.실재하지 않아야 할 물량이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거래소 내부 오류가 곧바로 투자자 손실과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킨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상적인 수급과 무관한 매물이 쏟아지며 패닉셀이 유발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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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긴급 점검·정치권 질타 … “시장 교란 사안”금융당국은 즉각 전면 점검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빗썸 현장 점검과 함께 다른 거래소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권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성과 리스크가 그대로 노출된 사례”라며 “이용자 피해 현황과 보상 이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2단계법 논의와 연계해 거래소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외부 검증 의무, 전산 사고 발생 시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 규정 도입도 검토 중이다.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존재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장부상 생성돼 실제 매매로 이어진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시장 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무차입 공매도와 다를 바 없는 시장 교란”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내부통제와 장부 관리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10억+α’ 보상 약속에도 신뢰 회복은 미지수빗썸은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안을 내놨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고객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로 인해 발생한 고객 손실은 끝까지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은 사고 시간대 저가 매도로 손실을 본 고객에게 손실액 전액과 추가 10%를 더해 최대 110%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추산되는 고객 손실 규모는 약 10억원 안팎이다.아울러 사고 당시 접속 고객 전원에게 2만원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며, 1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내부적으로는 다중 결재 절차 강화, 자산 검증 시스템 고도화, 이상 거래 자동 차단 AI 도입, 외부 전문기관 실사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기 어렵다고 본다. 가상자산 업계 고위관계자는 “실제 보유 자산을 초과하는 지급이나 주문이 시스템적으로 즉각 차단되지 않는 구조라면, 내부 실수 하나로도 가격 발견 기능이 무너질 수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도 이제는 전통 금융권 수준의 실시간 검증과 다중 승인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