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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사면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택배산업의 물류혁신을 위해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CJ대한통운은 전국 택배서브터미널의 분류 자동화에 1227억원을 투자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휠소터(Wheel Sorter)’를 전국 모든 서브터미널에 설치하기로 했다. 휠소터는 컨베이어에 흘러가는 택배박스를 지정된 구역으로 밀어, 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고 있는 서브터미널은 수도권 100여개를 비롯해 전국 200여개에 이른다. 회사는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휠소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대전에 1개의 메가허브터미널과 4개의 허브터미널, 200여개의 서브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5개의 허브터미널은 이미 자동분류기를 통해 분류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 200여개의 서브터미널을 이번에 자동화하는 것이다.
     
    서브터미널 전체에 분류자동화를 도입하는 것은 업계 최초이며, 이미 설치된 허브터미널과 함께 택배분류 전과정 자동화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성하게 될 전망이다.
     
    서브터미널 자동화로 택배현장 및 고객서비스 향상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택배프로세스에서 서브터미널은 택배기사들이 오전에 출근해서 컨베이어에 있는 택배박스 중 자기 담당 지역으로 가는 택배박스를 분류해 차량에 싣고 배송을 출발하는 곳이다. 택배산업이 성장하면서 취급물량도 많아져 분류시간이 점점 길어져 왔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이번 ‘휠소터’도입을 통해 서브터미널의 분류가 자동화되면 배송 출발을 위한 분류작업이 1시간 정도로 대폭 줄어든다. 따라서 택배기사는 오전 9시 정도에 출근해 10시쯤 배송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량이 많은 날은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2차 배송을 나가거나, 물량이 적은 날이면 반품집화나 화주영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배송출발이 2시간 이상 빨라지는 만큼 고객 응대시간에도 여유가 생겨,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대한통운은 분류자동화 기기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 중소 설비 제작회사와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국내 대부분의 자동화 설비가 외국산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중소기업 육성 및 국익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렸다고 평가 받고 있다.
     
    한편, 4000억원이 투자된 경기도 광주의 수도권 택배메가허브터미널이 2018년 6월 완공되면 허브터미널에서 서브터미널까지 택배 분류 전과정의 자동화가 완성된다.
     
    연구개발중인 허브터미널 ‘택배화물 자동하차장비’와 ‘화물차 안전사고 예방 자동제어시스템’, ‘드론 및 자율주행로봇’ 등은 물류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기술 개발이라는 국토부의 ‘국가물류기본계획’에 부합하고 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하여 택배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는 "이번 택배서브터미널 자동화 설비 투자는 택배종사자들의 근무여건 및 수익을 개선해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고, 3D산업으로 인식되던 물류에 첨단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산업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평소 신념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업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CJ그룹의 창업이념”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택배 통합부터 이번 자동화 설비투자까지 CJ대한통운이 택배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