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봇이 가까운 미래를 지배한다"…크리에이터가 나아가야할 방향 제시
  • ▲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된 '크리에이티비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 영상장면.ⓒ뉴데일리
    ▲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된 '크리에이티비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 영상장면.ⓒ뉴데일리

     


    "글로벌 난제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나서달라"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 첫 째날인 20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된 '크리에이티비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가지' 영상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 같이 말하며 크리에이터들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영상 속 반 사무총장은 프랑스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 무대에서 세계 광고계 리더 '빅6'에게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이루기 위한 캠페인을 촉구했다. 반 총장에 따르면 SDGs는 지난해 9월 반기문 총장이 주창해 세계 지도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유엔 아젠다로 기아·빈곤 퇴치, 기후변화, 성차별 금지 등 17개의 목표로 구성됐다. 

    반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 의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광고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다"라며 "의견을 다듬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춘 스토리텔러의 달인들이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SDGs의 내용을 콘텐츠로 만들어 달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크리에이티브와 혁신, 설득력을 모두 사용해 주길 바란다"라며 "유엔을 도와 복잡하고 추상적인 의제를 구체적이고 쉬운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전달해달라"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6인의 거장들은 반 사무총장과 뜻을 함께 하기로 다짐했다. 6인의 거장들은 옴 니콤 존 렌 회장(John Wren/Omincom), WPP 창업자 마틴 소렐 경(Sir Martin Sorel/WPP), IPG 마이클 로스 회장(Michael Roth), 하바스 야니크 볼로레 회장(Yannick Bolore/Havas), 덴츠 타다시 이시이 회장(Tadashi Ishii/Dentsu), 퍼블리시스 모리스 레비 회장(Mauris Levy/Publicis) 등 세계 크리에이티비티 업계의 대표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보통 중요한 현안은 정부만의 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SDGs 같은 원대하고 중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함께 가야한다"라며 "우리는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SDGs를 주제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자"고 의견을 같이 했다.

  • ▲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 참석자의 모습.ⓒ뉴데일리
    ▲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이 열린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 참석자의 모습.ⓒ뉴데일리

     


    이밖에도 이날 행사에서 '형편없이 일하는 법', '브랜드의 미래', '숙명: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 3개의 영상도 함께 상영하며 크리에이터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들을 제시했다.

    '형편 없이 일하는 법' 영상에서는 마스의 글로벌 CMO 브루스 맥컬과 BBDO의 월드와이드 CCO 데이빗 루바스가 나와 '끔찍한 작품을 만드는 비결'에 대해서 설명했다.

    데이빗은 "끔찍한 작품이 나오려면 광고를 만드는 에이전시는 상에 중독되면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상에 중독되면 결국 클라이언트의 의견은 무시한 채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끔찍한 작품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는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반영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돌려 말한 셈이다.

    또 그는 "크리에이티비티를 감옥에 가둬라"고 조언했다. 창의력을 죽이면 판에 박힌 공식화된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위험을 감수하지마라 △클라이언트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라는 등 반어법을 사용하며 위트있게 광고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강연했다.

    '브랜드의 미래'라는 영상에는 유지제품을 제조하는 유니레버의 키이스 위드 CMO가 급변하는 세상에서 브랜드가 갖춰야할 세 가지 덕목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키이스 위드는 강연에서 브랜드의 미래를 Iⁿ으로 정의 내렸다. 이는 개인·영향력·효과를 뜻하는 I를 여러 번 곱할 수록 브랜드의 파워는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는 "개인과 소통을 많이 하면 할수록 또 스타들, 파워 유저 등을 활용해 영향력을 발휘할수록 브랜드 파워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 광고 등으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공감을 얻을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상영된 영상은 '숙명: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로 구매, 학습, 노동과 소통 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강연자로 나선 PHD 월드와이드 공동 창립자 케빈 켈리는 강연을 통해 향후 20년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테크놀로지로 가상 현실(VR)과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켈리는 "당분간 별로 주목받지 못하겠지만 먼 미래에는 크게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가상 현실이 스마트폰 다음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영화 감상처럼 자유가 제한된 형태의 프로세스지만 앞으로는 VR을 통해 단순히 보는 것뿐 아니라, 보고 느끼는 입체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또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AI를 통해 인류는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다"라며 "AI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술 진보를 막고 줄이려 한다면 발전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같은 트렌드는 크리에이티비티와 혁신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켈리는 "이런 기술적, 문화적, 사회적 변화는 운명인지도 모른다"라며 "우리는 이런 변화가 제공할 기회를 이제야 막 탐험하기 시작했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계적인 광고 축제인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의 수상작과 주요 세미나를 한국에 소개하는 칸 라이언즈 인 서울(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은 오는 22일까지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올해 주요 수상작 300여 점을 전시·상영하고 가장 인기 있었던 주요 세미나 12편을 자막과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