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통적 업체 압도하고 1위로 안착급격한 변화 계속… 경쟁도 치열해져알리·테무 도전 넘어서야
  • ▲ 쿠팡 물류센터.ⓒ뉴데일리DB
    ▲ 쿠팡 물류센터.ⓒ뉴데일리DB
     “명백한 치킨게임입니다. 경쟁상대로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께 대형마트 관계자가 막대한 적자를 쌓아가던 쿠팡에 대해 내린 평가다. 당시만 해도 유통업계에는 이런 인식이 팽배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에 대해 위기감은커녕 경쟁에 대한 의식조차 갖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오늘날 유통공룡으로 꼽히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에게 패착이 됐다. 쿠팡은 오늘날 이들을 제치고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압도적인 업계 1위로 성장했다.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의 변화는 말 그대로 혁명적이다. 수십년의 업력을 가진 유통업계의 공룡 조차 마주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면서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정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별도기준 이마트는 매출 16조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매출이 2.9% 5조73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80.4% 성장했지만 낙관하기는 힘들다. 양사 모두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쳤다.

    그나마 버텨줬던 백화점도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3사는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모두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쿠팡Inc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성장한 31조8298억원, 영업이익이 6174억원으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내용 면이나 내실면에서 모두 뒤쳐졌다. 

    이 격차는 올해 1분기에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통업계가 쿠팡이 막대한 자금을 물류에 투자할 때도 신규점 투자에만 열을 올렸던 것이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됐다”며 “뒤늦게 이커머스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경쟁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뉴데일리DB
    ▲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뉴데일리DB
    실제 롯데쇼핑은 2020년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론칭했고 신세계그룹은 2014년 SSG닷컴 론칭 후 2021년 지마켓, W컨셉 등의 플랫폼을 3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쿠팡의 파죽지세를 멈추진 못했다. 

    오히려 소비트렌드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기존 유통업에 대한 도전은 이어지는 중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소량 구매 수요가 커지면서 편의점 매출이 올해 백화점을 추월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틈새를 노린 컬리나 오아시스 등의 새벽배송 플랫폼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 쿠팡의 승승장구도 거센 도전을 받는 중이다. 최근 알리.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상륙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4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9384억원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9%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전체 직구액애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로 전년 동기 보다 16.5%P 증가했다.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3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각각 887만명, 829만명에 달했다. 지마켓과 11번가 등을 제치고 쿠팡에 이어 2~3위에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의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누가 웃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며 “성장동력에 대한 유통업계의 고민도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