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전세매물 2.9만건…1년새 26.1%↓전세사기·입주물량 감소탓 아파트 매물 품귀전셋값 50주연속 상승…"전세난 모니터링 필요"
  •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매물 품귀현상이 심화하고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전세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에선 전세매물이 0건인 대단지가 속출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소 사이에선 "매물 씨가 말랐다"는 말도 나온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9932건으로 전년동기 4만527건대비 1만595건(26.1%) 감소했다. 한달전과 비교해도 1816건(5.7%) 줄었다.

    서울아파트 전세매물이 2만건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0월 2만9026건이후 약 7개월만이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춘 곳도 적잖다.

    예컨대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래미안클라시스(1114가구)'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1244가구)'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1059가구)' 등은 현재 전세매물이 단한건도 없는 상태다.

    은평구 E공인 관계자는 "연초부터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집주인들이 내놓는 전세매물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역세권 등 입지가 괜찮은 곳은 매물을 내놓는 족족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진 이유중 하나는 서울 입주물량 급감이다.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4139가구로 전년 3만570가구대비 21% 줄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세사기 우려 탓에 빌라 등 비아파트로 분산됐던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몰리면서 매물은 더욱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전셋값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4월 다섯째주 기준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0.07% 오르며 지난해 5월 넷째주이후 50주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성동구가 0.15%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그린' 전용 84.92㎡는 지난달 전세 재계약 보증금을 9750만원 높였다. 같은지역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84㎡도 최근 직전거래가인 9억8000만원보다 7000만원 오른 10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전셋값 상승 기조는 서울을 넘어 수도권,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국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02% 올랐고 지방은 -0.02%에서 -0.01%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여건이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소형규모 위주로 전세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들 매물을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늘어나면서 매물이 부족해지고 가격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매물 부족 및 전셋값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경우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다섯째주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3으로 전주 97.9보다 1.4포인트(p) 올랐다. 2021년 12월6일(99.1) 100 밑으로 떨어진 이지수는 2022년 12월26일엔 60.4로 저점을 찍었다가 최근 100에 근접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임대차시장 수요와 공급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서 전세를 구하는 사람보다 내놓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노원·도봉·강북 등 동북권은 98.9에서 102.2로 오르면서 100을 넘어섰다. 영등포·양천·강서 등 서남권도 100.9로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전셋값 인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 지연으로 주택구매 수요가 전세로 전환되고 추후 입주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전세대란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