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등 총장 선출 잡음
  •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진행된 '이화여대 제16대 총장후보 결선투표'에서 한 학생이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뉴시스
    ▲ 2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진행된 '이화여대 제16대 총장후보 결선투표'에서 한 학생이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뉴시스


    총장 공석이 장기화됐던 이화여자대학교가 131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직선제 실시를 통해, 제16대 총장 선출을 마무리했다.

    정유라 특혜 의혹 등으로 수장 빈자리가 길어졌던 이화여대는, 새 총장 선출로 그동안 쌓인 불명예 해소와 학교 발전 등을 위해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신대 등은 총장 선출과 관련한 잡음 등으로, 수장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25일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선출 결선투표'를 통해 득표율 57.3%를 기록한 김혜숙 후보(철학과 교수)가 최종 1순위로 선출됐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이사회 회의를 거쳐 김 교수를 신임 총장으로 선임했다.

    교육부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 선정된 이화여대가 관련 단대를 설치하려 하자 지난해 7월 이대생들은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며 최경희 전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곧이어 터진 정유라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 전 총장은 이대 역사상 최초로 임기 중 중도 사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후 이화여대 구성원은 '직선제 총장 선출'을 요구했고, 법인은 이를 수용했지만 선거권자 비율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전임교원(교수)에 대거 쏠린 선거권 비중에 잡음이 일었고 결국 비율 조정 등이 이뤄진 뒤에야 7개월간 빈 자리였던 이화여대 16대 총장이 결정됐다.

    신뢰 회복 등을 강조했던 김 신임 총장의 취임식은 이달 31일 진행되며, 향후 이화여대 발전 방향 등이 새롭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긴 진통 속에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새 수장을 맞이한 이화여대와 달리 경기대, 한신대, 한경대 등은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대 제10대 총장 선출을 놓고 구재단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생 반발이 심화됐고, 학교법인 경기학원은 새 총장 선정을 연기했다. 이후 지난 2월 김기언 총장이 임기만료로 퇴임했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새 총장 선출을 미뤄졌다.

    지난해 4월부터 총장이 없는 한신대는, 내달 23일 제7대 총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이달 중 선출 예정이었지만 학생 반발 등이 장기화되면서 공석 상태는 결국 1년을 넘겼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신학원 이사회가 총장을 뽑는다는 지적 등이 있었고 한신대 학생, 교수, 직원, 대학본부가 협의를 진행하며 수장 선출 과정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

    한국감리신학대는 작년 8월 박종천 총장 퇴임 후 아직까지 총장 선임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감신대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이사회에서 총장 선출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학생들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최근 한경대는 학내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제7대 총장 임용 후보자 2명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1순위 후보가 적절한 인사가 아니라며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학교 발전 계획 등에 있어 총장의 의사 결정이 중요한 대학에서, 수장이 없다면 그만큼 전략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내년 초 실시될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앞둔 상황에서 총장 부재는 방향 설정에 어려움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A대학 관계자는 "총장이 없는 대학은 선장 없는 배와 같다. 정책 결정에 있어 대학 구성원을 이끌어야 하는 총장이 공석이라면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총장이 없으면 중요 계획 대부분이 중단된다. 총장이 없더라도 학교 운영은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추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