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칼국수·김치찌개까지 … 일상 메뉴 줄줄이 인상고환율·원가·인건비 부담 3중 압박 … 업계 가격 현실화 불가피편의점·가공식품까지 인상 흐름 … 내년 체감 물가 더오를 듯
  • ▲ 칼국수 매장 ⓒ뉴시스
    ▲ 칼국수 매장 ⓒ뉴시스
    외식 물가가 다시 한 번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단순히 일부 품목 가격이 오르는 수준을 넘어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메뉴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외식 프랜차이즈와 특급호텔까지 줄줄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체감 물가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환율과 원가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내년에는 물가가 한 차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힘을 얻고 있다.

    25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주요 외식 메뉴 8개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3~5%대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김밥은 3500원에서 3700원으로 5.7% 올랐고 칼국수는 1만원 진입을 눈앞에 둔 9846원으로 4.9% 뛰었다. 김치찌개 백반(4.7%), 냉면(4.2%), 비빔밥(3.4%), 자장면(3.1%)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삼계탕 평균 가격도 4.2% 올라 1만8000원 수준까지 뛰었으며 일부 전문점은 이미 기본 메뉴 가격이 2만원을 넘긴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직접적인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초밥 뷔페 프랜차이즈 쿠우쿠우는 이달부터 일부 지점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고 일반 지점 역시 점심·저녁·주말 이용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샤브샤브 전문점 소담촌도 내년 1월부터 전 메뉴 가격을 평균 3.3% 인상한다.

    호텔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제주신라호텔은 풀사이드바 인기 메뉴 가격을 17% 올렸고, 룸서비스 메뉴는 최대 20% 인상했다. 포시즌스호텔 역시 크리스마스·연말 시즌 뷔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이 같은 먹거리 물가 상승이 공급 비용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가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핵심 변수는 고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르면서 수입 식자재뿐 아니라 포장재, 조리 부자재까지 비용이 동반 상승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와 전기·가스요금 부담까지 겹치며 외식업계의 비용 구조 자체가 무거워진 상황이다.

    문제는 먹거리에 그치지 않고 가공식품과 생활 먹거리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븐일레븐은 내년 1월부터 자체브랜드(PB) 과자·음료·디저트 등 40여 종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할 계획이고 GS25 역시 일부 PB 가격 조정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라면·스낵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은 올해 상반기 이미 한 차례 인상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눌러두면 기업은 긴축 경영과 비용 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이는 품질이나 서비스 약화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며 "결국 시장은 가격 현실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