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원유가격 연동제'… 유업계 "모호한 기준으로 소비자 부담 가중"

"시장상황 반영하지 않는 가격 책정 기준, 가격경쟁력 잃어"
"흰우유·유가공품 원유 가격 달리 하는 이중 가격제 대안으로 제시… 대립 팽팽해 의견 조율 쉽지 않아"
낙농진흥회, 올해 원유가격 동결 결정… ℓ당 922원 유지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6.07 17: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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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진. ⓒ뉴데일리DB



한 해 동안의 원유 가격을 결정짓는 '원유가격 연동제'가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 모호한 기준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유업계에 따르면 
'원유가격 연동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제품 가격이 결정되는 것과 달리 정부가 낙농가의 원유 가격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지난 2013년 처음 도입됐다.

올해는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를 넘지 않아 원유 가격이 동결되면서 
올해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 간 적용되는 원유 기본 가격은 지난해와 같은 ℓ당 922원으로 유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원유생산량과 분유 재고는 늘고 소비량은 줄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낙농가의 권익만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유업계와 소비자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3~2016년 원유생산량, 분유재고, 농가수취가격 현황. ⓒ낙농진흥회


원유생산량이 증가하는 사이 소비량은 감소해 분유재고량이 늘었지만 원유 가격은 '원유가격 연동제'에 묶여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농가수취 가격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원유 가격을 기준으로 1년간 원가 변동 요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생산량이나 수요 등을 제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낙농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원유생산량은 2013년 209만3072톤에서 2015년 216만8157톤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206만9581톤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분유재고량도 7328톤에서 1만9995톤으로 급증하다 지난해 1만466톤으로 줄었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생산량이 늘고 분유 재고가 늘어도 원유 가격은 오르는 기이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시장논리에 따라 원유 가격을 결정하지 않고 원유가격 연동제에 묶여 단순계산에 의해 가격을 결정하다보니 그 부담은 원유를 사들이는 유업체와 소비자들이 떠안게 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 낙농국가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가격을 결정하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짓는데 국내는 원유가격 연동제에 묶여있는 상황"이라며 "원유가격 연동제의 가격을 결정짓는 기준에 허점이 많은 것이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다.

A 유업체 관계자는 "원유 재고는 남아 도는데 원유가격은 오르면서 우유 가격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원유 가격이 100원 오르면 실제 소비자가는 3배 정도 오르는데 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유가격 연동제가 처음으로 도입됐던 2013년 당시 
ℓ당 834원이었던 원유 가격을 940원으로 12.7% 올리면서 유업체와 유통채널 간 가격 신경전이 펼쳐졌다. 당시 서울우유를 포함한 우유업계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인상된 원유 가격을 반영해 ℓ당 250원선의 가격인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하나로마트가 우윳값 인상분을 유통마진에서 빼는 방식으로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고수하면서 의견이 맞섰다. 결국 하나로마트가 우윳값 인상에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원유가격이 변동될때마다 유업체와 유통채널 간 가격 인상 부담은 논란이 됐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의 권익을 보호하는 원유가격 연동제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제도 자체를 재정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업계는 원유가격 연동제가 시장의 수요, 공급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원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가격에 이중으로 적용하는 점 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한국유가공협회와 유업체 등은 원유가격 연동제의 대안으로 원유 이중 가격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흰우유는 제대로 된 원유 가격을 지불하되 치즈, 버터와 같은 유가공품은 해외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른 가격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한국 원유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라며 "값싼 해외 우유와 유가공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현재 원유가격연동제에 묶인 원유 가격으로는 국내 유제품과 유가공품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작정 원유 가격을 낮춰달라는 주장이 아니라 낙농가와 유업계가 윈윈할 수 있도록 시장 상황을 반영한 원유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경쟁력을 잃으면서 
국내 유가공 산업 자체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 유업체 관계자는 "유제품도 세계화가 시급한 분야인데 이는 유업체뿐만 아니라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 생산자도 포함된다"며 "단기적으로 낙농가가 원유 가격을 보장 받아 수익을 좇는 구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품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유업체, 정부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기준 뉴질랜드 원유 가격은 
당 298.59원, 유럽연합(EU)은 385.30원, 미국 394.62원, 중국 586.30원으로 한국의 1085.88원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낙농진흥회와 유가공협회, 국내 유업체는 이같은 주장을 담아 원유가격 연동제의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소의원회를 소집해 최근까지 8차례에 걸쳐 논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가와 업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해 앞으로도 원유가격 연동제를 둘러싼 업계의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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