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확산에 국고채 전 구간 약세유가·환율 동반 급등, 물가 변수 부각30년물 대규모 입찰 앞두고 관망 심리 확대IB "안전자산 랠리보다 인플레 우려가 더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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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자 국고채 금리는 단기간에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고, 대규모 국고채 입찰을 앞둔 수급 부담까지 겹치며 국고채 금리는 단기간에 상단을 다시 시험받고 있다.문제는 이 같은 금리 상승이 단순한 금융시장 변동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유가와 환율 급등이 물가 상방 압력을 자극하는 가운데 국채 금리까지 오를 경우, 시중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다시 키울 가능성이 크다.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 물가·금리·환율이 동시에 압박하는 '3중 부담'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급등했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민간 평가사 금리 대비 10bp 이상 뛰었고, 3년물 금리는 3.10%선을 단숨에 넘어 3.31% 안팎까지 상승했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8~9bp가량 오르며 장기물까지 약세가 확산됐다.국채선물 역시 급락했다. 3년 국채선물은 장중 30틱 이상 밀렸고, 10년 선물도 80틱 가까이 하락했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 국면에서 강세를 보이던 국채가 이번에는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이다.◆ 유가·환율이 자극한 '물가 변수'이번 약세의 핵심 배경은 유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을 막으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4월 인도분)는 전장 대비 4.21달러(6.28%)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경로의 재평가가 급격히 진행됐다는 해석이 나온다.환율도 약세를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65원 안팎(약 26원 급등)에서 거래되며 원화 자산 전반의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달러인덱스도 전일 대비 0.83% 오른 98.535를 기록해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강세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줬다. 한국은행 해외사무소들은 "중동 리스크가 단기 충격을 넘어 장기전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유가와 달러 강세가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하고 있다.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물가 경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씨티는 브렌트유 가격이 20% 상승할 경우 한국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노무라는 유가가 10% 오를 경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약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 상승에 원화 약세까지 겹칠 경우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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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물 입찰 앞두고 '수급 부담' 가중수급 요인도 약세 심리를 키웠다. 다음 날 예정된 5조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시장의 경계감을 높였다. 장기물 공급 부담이 커질 경우 금리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날 증권사들은 3년·10년 국채선물을 합쳐 1만 계약 이상 순매도하며 리스크 축소에 나섰다.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적극적인 매수에는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가 충격이 곧바로 통화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지만,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입찰을 앞두고 포지션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해외 금리 흐름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국채 금리가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반등했고, 일본과 호주 등 주요국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호주 중앙은행(RBA) 총재가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글로벌 금리 상방 압력을 키웠다. 글로벌 금리 환경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독자적인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단기 충격에 그칠 경우 금리가 다시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유가가 80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국채 금리의 상단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더 크다.글로벌 IB 아시아 채권 전략 담당자는 "이번 중동 사태는 전형적인 안전자산 랠리를 만들기보다는 유가와 환율을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먼저 자극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전쟁이 단기에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한국 국채 역시 당분간 금리 상단을 확인하는 흐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