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과정 '허위진술' 사실 고백책임 넘기려 애쓰면서도 "국민들께 죄송하다" 돌변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차관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추천으로 차관에 임명된 인물로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체육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바 있다.

    그는 '체육계 대통령'으로도 불리면서 최 씨와 함께 각종 사업에서 이권을 챙겨왔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최 씨가 김 전 차관을 수행비서처럼 여겼다'고 증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4년 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알게됐다고 진술했던 김 전 차관은 이같은 진술이 허위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허위진술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는 답변으로 재판부와 변호인단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김 전 차관은 왜 거짓말을 했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김기춘과 관련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허위진술했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실장이 최 씨를 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답변이었느냐는 신문에는 "최순실과 김기춘이 혹시 아는 사이일까 짐작해 그렇게 답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에게 책임을 넘기려 했다가 구체적인 질문이 계속되자 허위로 답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최 씨가 자신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최순실이) 나를 추천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 씨가) 대통령과 국정농단을 할 정도로 친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최 씨와는 비정기적으로 연락하고 만나는 사이였고, 정윤회 문건 사태가 터진 뒤에는 3개월간 연락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차관은 시종일관 자신에게 불리한 답변을 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변호인단의 신문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흥분한 듯 말을 더듬기도 했다.

    한편 그는 최 씨와 대통령의 친분을 알지 못했다고 하면서 최 씨를 자주 만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에 "그점은 국민들께 항상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와 함께 국정농단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현재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