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에게 영재센터 지원안 직접 전달 받아"최지성 결재로 재단 지원…출연 관련해 이재용에 보고하지 않았다"
  •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뉴데일리DB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뉴데일리DB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개입이 없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1일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49차 공판에서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영재센터 관련 자료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는 이 부회장에게 직접 영재센터 계획안을 받았다는 특검 조사 발언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때문에 특검은 장 전 차장의 진술이 바뀐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실제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 독대가 끝난 후, 이 부회장이 최지성 전 미전실장실로 불렀고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대통령이 직접 이 부회장에게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했던 발언이 '추측에 기반해 정확하지 않았다'고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대통령이 영재센터를 언급했고 청와대 외에는 관련 자료를 받아올 곳이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재판 과정을 살펴보니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봉투를 받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시 대통령과 독대를 다녀온 이 부회장이 받아왔겠구나 싶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장 전 사장의 진술이 바뀐 것을 문제 삼으며 영재센터 계획안이 담긴 봉투의 출처를 집중 확인했다. 장 전 사장이 이 부회장과 영재센터 지원의 관련성을 무마시키기 위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전 사장은 "(특검 조사 발언은)잘못된 추측으로 진술한 것 같다"며 수 차례 강조하며 "독대 당일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직접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료를 받아올 곳이 안 전 수석밖에 없어 그날 만나 받아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영재센터 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에 대해서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에게 보고했을 뿐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내용이 아니라 미전실 총책임자인 최 전 실장에게만 보고해 결재 받았다는 주장이다.

    정유라에 대한 단독 승마지원과 관련해서는 "이 부회장으로부터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내용을 전혀 들은 적이 없고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없다"며 "당초 계획한 승마지원 방안이 최씨의 강요와 압박으로 인해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만약 승마지원이 원래대로 진행됐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형사사건으로 일이 커지지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오는 2일로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실제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2일 50차 공판은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