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황성수' 등 기존 입장 고수"결심기일 일주일도 남지 않아…공소사실 입증 미지수"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맹탕'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49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은 지난 31일에 이어 2차 피고인신문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승마지원과 관련된 뇌물혐의는 입증되지 않은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결심기일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아 특검이 공소사실 입증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은 올림픽 진출을 위해 6명의 선수들을 지원하려 했으며, 정유라 단독 지원은 최순실의 '겁박'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삼성의 승마지원은 부정한 청탁이 아닌 강요와 협박에 따른 결과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이들은 삼성의 정유라 단독 승마지원 의혹에 직접 연관된 인물이다. 삼성을 대표해 코어스포츠 용역계약, 최씨와의 미팅 등에 나서기도 했다.

    승마지원은 삼성 뇌물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특검은 이들을 통해 삼성의 지원에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전제로 한 대통령과 삼성의 대가성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입증하려 했다.

    특검은 이틀에 걸친 신문과정에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 ▲최씨 모녀에 대해 인지한 시점 ▲독일로 출국하게 된 배경 ▲박원오·김종 등과의 만남 내용 ▲코어스포츠와의 계약 과정 등을 강하게 추궁했다.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 의미있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은 2015년 7월25일 대통령과의 독대 전까지 최씨 모녀에 대해 알지 못했고,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알게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2015년 박관철 발언 등을 통해 최씨의 영향력을 인식했다는 특검의 주장과 반대된다. 특히 승마지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질책이 있은 후 나섰지만 정씨 혼자만을 위한 지원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던 삼성이 유망 선수를 발굴하고 해외전지훈련 등을 통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 한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승마지원 계획이 최씨의 개입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 황 전 전무는 피고인신문에서 "최씨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저희를 겁박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다른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박 전 사장 역시 "최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다"며 "언론 동향 등을 최씨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가 하면, 안드레아스와 마필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함부르크 프로젝트 등 삼성의 독자적인 지원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공판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박 전 사장의 피고인신문이 오후까지 이어진 만큼 이 부회장이 대한 신문은 오는 2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