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정권코드 감안 유력 후보로 부상
  • 왼쪽부터 김성주·김용익·이강래 전 의원.
    ▲ 왼쪽부터 김성주·김용익·이강래 전 의원.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공공기관에는 '전직 의원 전성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도로공사,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서는 기관장으로 김성주·김용익·이강래 등 전직 국회의원이 사실상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9월 기준 330개 공공기관장 중 임기만료나 사의를 표명해 공석인 곳은 50여곳, 올해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42곳 정도다. 약 100곳에 달하는 공공기관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주·김용익·이강래 등 전직 의원들은 현 정부와 정치적 코드가 잘 맞는다는 측면에서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전문성이다. 능력없는 인사들을 공공기관에 내려보내면 '낙하산'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각 공공기관 노조도 정권 창출에 헌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성이 없는데 무조건 기관장으로 앉히는 인사에 대해선 결사 반대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성이 이들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9개월째 공석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강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성주 전 의원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연금 정책과 관련한 전문성을 쌓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전문위원단장을 맡아 전문위원들을 이끌며 복지 분야 공약을 다듬는 데 기여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연금의 수익성 제고보다는 사회보장기금으로서의 공공성과 사회책임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기금 고갈로 소득대체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왔다.

     

    차기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는 김용익 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 성상철 이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로 끝난다.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김용익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행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19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입안에도 깊이 관여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도 지목된 바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강래 전 의원은 도로공사 사장 내정설이 들린다. 이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정무 수석을 지낸 전략통으로, 최근 도로공사 사장에 지원했다.

     

    지원 이후 이 전 의원은 "국회에서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고속도로 관련 일을 많이 했다"며 "(2006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간사를 맡은 경험도 있어 기회가 된다면 의미 있게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이화영·최규성 등 전직 의원들이 강원랜드·농어촌공사 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