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동걸·거래소 정찬우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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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내각 진용이 차츰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요 금융 공공기관장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으로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기관장들의 잔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관련 공공기관 10곳의 기관장 중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만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다. 김 사장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먼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 동대에서 교수직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을 지낸 이 회장은 금융권내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혀왔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해 오는 2019년 2월 임기가 마무리 된다.
지금껏 금융당국과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문제를 진행하며 산은을 이끌었으나 앞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새 정부의 중점 과제를 이끄는데 앞장서야 하는 어색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한국거래소의 정찬우 이사장도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힌다.
정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이후 2013년 3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도운 임원을 승진시키라고 KEB하나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 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 9월까지다.
이밖에도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곽범국 예금보험보 사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만약 문재인정부에서 이들의 임기를 보장한다면 새 정부가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 간 박근혜 정부 인사와 국정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반면 잔여임기가 2년 이상 남은 금융공공기관장도 많이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임명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과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올해 취임해 임기가 2020년에 마무리된다.
또 문창용 자산관리공사 사장,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2019년 11∼12월 임기 만료를 맞는다.
이들은 대부분 관료나 내부 출신이어서 이전 정부의 색채를 옅게 띠는 점 등을 감안해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금융위원장이 새로 임명된 뒤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개혁 전도사'라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명된 터라 초대 금융위원장 역시 개혁적 성향의 전문가가 지명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간 출신으로는 노무현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 참여연대 출신으로 19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김기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