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기관장들은 교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서 "새로운 정부 들어 언론에 나오고 국회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감사원 결과 또는 (검찰) 수사 결과가 문제가 있는 분들은 직을 유지할 수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근 감사원의 채용비리 보고서를 바탕으로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장 등 3명의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정용빈·백창현 두 사람은 산업부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곧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지난 5일 면접 점수나 전형 방식을 조작해 부당채용한 기관장의 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감사원이 공공기관장을 대상으로 '채용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정부가 지금껏 '인위적인 교체'는 없다는 기조와는 한껏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수장이 물러난 경우도 있다. 한국항공우주(KAI)의 경우, 하성용 전 사장은 방산 비리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자 스스로 사퇴했다.
이밖에도 새 정부 들어 한국거래소 정찬우 이사장,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원장, 한국가스공사 이승훈 사장, 한국도로공사 김학송 사장, 한국철도공사 홍순만 사장 등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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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정부와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 기관장들의 송곳검증을 벼르고 있다. ⓒ 뉴데일리
산업부에는 올 연말까지 15명 이상의 공공기관장이 교체될 전망이다. 산업부 산하에는 공기업 15곳, 준정부기관 15곳, 기타공공기관 10곳 등 41개 공공기관이 있다.
이를 정부부처로 확대하면 현재 332개 공공기관 중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이 60여곳에 달해 내년초까지 '교체'는 최대 100곳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정부와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 기관장들의 송곳검증을 벼르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공공연하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나왔다.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수장들의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에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정부 산하기관장들이 꿈쩍을 안한다"면서 "정권과의 인연으로 임명된 정무직들이 직업공무원처럼 임기를 채우겠다는 것"이냐며 맹비난했다.
이 의원이 겨냥한 기관은 KDB산업은행으로 전일 산업은행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인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이 새 수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