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3월 중순 대표 선임 위한 이사회 개최15년 5월 CEO 취임...비리·수주절벽 등 갖은 풍파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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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여부가 내달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경영정상화를 약속했던 정성립 사장은 지난해 대우조선 실적을 흑자로 바꿔 놓으며 일정 부분 경영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중순 이내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정성립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3월내 주주총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대우조선은 최소 2주일 전 주총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해야 한다. 따라서 늦어도 3월 중순 전에는 이사회가 열려 차기 대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에서는 정성립 사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표가 바뀐다면 적합한 여러 인물들의 하마평이 올라오는데 현재 그러한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고 있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현재 대우조선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정성립 사장이기에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다시 한번 믿고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종 특성상 수주계약 시 선주와의 관계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정 사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장이 교체된다면 채권단이나 사내에서 어떤 얘기가 흘러 나올건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정성립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성립 사장은 지난 2015년 5월 대우조선해양의 12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을 살릴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였지만, 취임 이후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고재호, 남상태 등 대우조선해양 전임 사장이 잇따라 회계 비리로 구속되면서, 현직인 정 사장 역시 그 책임에서 비켜가질 못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월 피의자 신분으로 수천억원대 회계사기 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초 불구속 기소가 예상됐으나, 올해 1월 검찰이 무혐의로 최종 판정함으로 분식회계 누명을 벗었다.

    수사 외풍에 수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6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은 목표치를 두번이나 낮춘 35억 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15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실적은 결국 경영 악화로 이어졌고, 정 사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가는 빌미를 주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16년 9월 국회에서 열린 '조선ㆍ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조선업 전망이 밝지 않았음에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 밝혔다.

    지난해 경영 실적으로만 보면 정 사장이 단언한 정상화 단계는 아니지만,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는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대우조선의 최종 실적은 4분기 실적 발표가 미뤄지며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회사 내부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거뒀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3분기 누적 1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적자가 심해 흑자폭은 기대 이상으로 크지 않다는게 대우조선 측의 분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하반기 1년 이상 중단됐던 주식 거래도 재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번 인사에 이뤄졌을 거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라는게 언제 뒤바뀔지 몰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연임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다만 이번에 연임한다 하더라도 적임자가 나타나면 언제든 교체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