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父子도 하지 않는 국내 인터뷰, 놀라울 따름

[취재수첩]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의 불문율 깬 '행보'

이대준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5.11 09: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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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현대모비스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의 두둑한 배포가 놀랍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사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국내 언론사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룹 내 계열사 사장들의 인터뷰도 그동안 불문율로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임영득 사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불문율을 깼다. 현대차그룹을 출입하는 기자들이라면 모두가 놀랄 일이다. 홍보실이나 임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AS부품 사업을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최근들어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잇따른 주주친화 정책 요구 등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창립 이래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있는 만큼 행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로 이때 임영득 사장은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인터뷰 내용은 그렇다고 쳐도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번 개별 인터뷰는 현대모비스는 물론 현대차그룹 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계열사 사장들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재가를 받고 이뤄졌다고 해도 놀랄 일이지만, 그렇지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면 더욱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오너 기업에서는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언론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오너들에게 미운털이 박힐 수 있어서다. 묵묵히 맡은 책무를 수행하는 CEO를 선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들의 CEO들이 그동안 불문율을 지켜왔다.


임영득 사장이 엘리엇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소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인터뷰를 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현대차그룹 전사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을 계열사 사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위태로운 측면이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주식 처분과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차그룹 역사에 한 획을 남기게 된 임영득 사장이 향후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그 행보와 거취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성과에 따라 부회장 승진의 고속열차를 탈 수도 있고, 조기에 사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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