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 연내 철수 검토마세라티, 딜러사 총판 권한 반납재규어, 국내 출시 일시 중단아우디, 사장교체-시그니처 매장 폐점"경기침체, 할부금리 상승… 벤츠·BMW 쏠림 뚜렷"
  • ▲ 최근 포드코리아의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최근 포드코리아의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뉴데일리DB
    수입차 업체들이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특히 부진이 지속되면서 철수설이 돌거나 딜러사가 판매 권한을 반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포드 본사는 포드코리아의 연내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포드코리아가 오는 12월 철수하고, 내년부터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와 프리미어모터스가 합작 법인을 설립해 포드, 링컨 모델의 판매를 지속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아예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포드코리아의 철수설은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국내 시장에서 포드는 2010년 7069대, 2021년 6721대, 2022년 5300대, 2023년 3450대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였다. 링컨도 2020년 3378대에서 2021년 3627대로 늘었다가 2022년 2548대, 2023년 1658대로 줄었다. 

    포드코리아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등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 ▲ 마세라티는 7월 한국법인 설립으로 위기극복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뉴데일리DB
    ▲ 마세라티는 7월 한국법인 설립으로 위기극복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뉴데일리DB
    마세라티는 포드와는 반대로 오는 7월 ‘마세라티코리아’ 법인을 설립한다. 위기 극복을 위해 ‘직영 전환’ 카드를 꺼내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국내에서 판매를 담당하던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는 총판 권한을 반납하고 딜러사로만 남게 된다. 

    마세라티는 과거 각종 드라마·영화에서의 성공적인 PPL 효과, 참신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신차 부재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17년 2094대에서 2023년 434대로 쪼그라들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경쟁 업체인 포르쉐가 2019년 2789대에서 2023년 1만1355대로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벤츠, BMW와 함께 ‘수입차 빅3’로 평가받던 아우디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면서 아우디코리아 최초 한국인이자 여성 CEO였던 임현기 대표는 새로운 보직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지난 2022년 7월 부임 이후 판매 반등을 모색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우디코리아는 2022년 2만1402대로 연간 2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만7868대에 그치면서 가까스로 수입차 3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는 1~3월 1100대로 전년동기(6914대) 대비 84.1%나 급감했다. 수입차 순위도 10위까지 하락했다. 
  • ▲ 아우디코리아도 판매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뉴데일리DB
    ▲ 아우디코리아도 판매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뉴데일리DB
    게다가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초 용산역 부근에 위치한 ‘한강대로 전시장’을 폐점했다. 공교롭게 볼보차코리아가 지난달 이 자리에 전시장을 신규 오픈했는데,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부진과 볼보의 도약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JLR)은 ‘리이매진(Reimagine)’ 전략의 일환으로 재규어의 국내 출시를 일시 중단하고 2025년부터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재규어는 지난해 하반기 잔여 재고 물량을 털어내면서 리테일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재규어의 내년 국내 복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입차 위기의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할부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위축 외에 벤츠, BMW로의 쏠림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벤츠와 BMW는 각각 7만6697대, 7만7395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28.3%와 28.6%로 두 브랜드를 합산하면 약 57%에 달한다. 

    2022년에도 벤츠(28.6%)와 BMW(27.7%)의 합산 점유율은 56.3%로 집계됐다. 수입차 신규 등록 차량 10대 중 6대가 벤츠 또는 BMW인 셈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판매 환경이 더욱 악화되면서 많은 수입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소비자들도 지갑이 얇아지면서 검증된 모델 위주로 구매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