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모비스 합병 통한 지주사 vs 모비스의 지배회사 체제모비스 분할 사업부에 대한 저평가 vs 모든 주주에게 유리하도록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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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행동주의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 ISS·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룹은 이같은 반대와 우려에 대해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이원희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등이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2가지로, 지주사가 아닌 지배회사 체제로의 전환과 합병비율의 적절성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사업부를 분할해서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것이 첫 단계다. 현대모비스는 남아있는 핵심부품 사업부를 중심으로 자율주행과 친환경 등 미래차 개발에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존속된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을 지배회사로 만들기 위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매입과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아차(16.9%),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 3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23.2%이다. 이 지분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매입함으로써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재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각각 23.29%, 6.71%를 매각해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기존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갖고 있으며, 정 부회장은 보유 지분이 없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서 계열사 3곳이 보유한 지분 23.3%를 확보하면 29.92%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 회장이 최대주주고, 정 부회장이 2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 “지주사 전환 시 해외 M&A 제약, 금융계열사 처분도 현실에 맞지 않아”


    이같은 개편안에 행동주의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제동을 걸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지주사 체제가 되면 현대모비스가 해외에서 M&A를 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상 지주사로 전환되면 자회사와 함께 공동 투자하는 것이 금지된다. 즉, 미래차 기술 관련해서 유망한 기업들을 인수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얘기다.


    지주사의 경우 금산분리가 적용돼 금융계열사를 처분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지주사 밑으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이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동차 구매는 할부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분리될 경우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지주사 전환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지배구조 재편은 기존의 사업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 하에서 추진됐다”며 “모비스와 글로비스 뿐 아니라 현대차 입장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며, 사업적으로 연관돼 있는 그룹사 전체에도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재편의 시발점으로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 “법 규정에 맞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합병비율 산정”


    분할합병 비율에 대한 적절성 여부도 쟁점이다.


    현대모비스의 존속 사업부(핵심부품)와 분할 사업부(모듈 및 AS사업부)의 분할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0.79:0.21로 산정됐고,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2.92:1로 산정됐다.


    즉, 현대모비스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하는 과정에서 존속 사업부 몫으로 79주를 받게 되고, 분할 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61주(0.21 주식 x 2.92 합병비율)를 받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가 알짜 사업인 모듈 및 AS사업부를 넘긴 것에 비해 기존주주들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분할 사업부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세계 1위 의결권 자문사로 알려진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는 있지만, 그 거래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고 분할·합병 계획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글래스 루이스 역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경영논리가 의심스럽다"면서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분할·합병의 근거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합리적인 산정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은 “다양한 구조개편안을 두고 수많은 검토를 진행했고, 현재 마련된 안건은 투명경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도출된 최적의 산물”이라며 “최선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할합병 관련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고,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 사장은 “분할부문의 본질가치와 글로비스의 시장가치 간의 비율도 모비스 분할 부문과 글로비스 간의 당기순이익 비율 및 EBITDA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발표된 합병 비율(0.6148203)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각 주주에게 공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상대적인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업가치는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합이기 때문에 단순히 영업이익만 놓고 따져서는 안된다는 항변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비율을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산정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4개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되고, 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적 출자구조를 확립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감 몰아주기도 해소할 수 있어 공정위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