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판매 27만대에 그쳐테슬라 피크아웃 현실화유럽 덮친 캐즘, 미국 상륙 우려글로벌 완성차, 추가 속도조절 저울질
  • ▲ 전기차 충전소ⓒ연합뉴스
    ▲ 전기차 충전소ⓒ연합뉴스
    유럽을 강타한 전기차 ‘캐즘(Chasm)’이 미국에 상륙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1분기 경제성장률마저 주춤하자 전기차 시장에 추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7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은 1.6%로 시장 전망치 2.4%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의 3.4%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미국 경제가 냉각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연준은 좀처럼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값비싼 전기차는 점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이 전기차 ‘캐즘’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판매량이 역성장 직전에 놓여있고, 하이브리드에 자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27만대로 전년 대비 3.3% 한 자릿수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전년 대비 47% 두 자릿수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전기차의 상징인 테슬라의 판매량이 친환경에 앞장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마저도 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이 ‘피크 아웃(Peak Out)’, 즉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테슬라의 1분기 캘리포니아주 판매량은 간신히 5만대를 넘은 5만25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캘리포니아주 판매량이 전년 대비 9.8% 감소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

    한국 배터리 업계는 미국 전기차 시장 침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최근 포드가 전기차 속도 조절을 선언하면서 배터리 공급사인 SK온과 양극재 공급사인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행히 GM이 기존 전기차 계획을 유지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으나 안심하긴 이르다. 

    GM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 20만~30만대를 유지했다. 올해 이쿼녹스, 시에라, 실버라도 등 신규 전기차를 대거 출시해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GM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1만6425대로, 연간 목표치 20만~30만대의 5.4~8.2%에 머물고 있다. GM은 남은 3분기 동안 평균 6만대를 판매해야 연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의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6만대를 달성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전기차 캐즘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대표적인 배터리 공급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공급사로는 포스코퓨처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