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출 조이기 영향에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축소5대 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 한 달 전보다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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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강도 대출 규제에 따라 소비자들의 눈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신용대출로 옮겨지면서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와 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연달아 상승함에 따라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538조3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3조6330억원 늘어난 수치로, 5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특히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이 대폭 늘어난 것은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9조721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1685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증가폭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이 받기 어려워지면서 신용대출로 자금을 보충하려는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조5590억원 늘어난 384조8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4월 증가규모가 4조7000억원이였는데, 지난달 2조 4000억원으로 확 줄었다. 기타대출은 주담대와 반대의 성향을 띈다. 지난해 4월 2조 6000억원에서 지난달 4조9000억원으로 확 늘었다.

큰 그림으로 보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2016년과 2017년 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미시적으로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효과와 더불어 통상 4월은 이사철 생활자금 수요가 많은 데다 재건축 아파트 이주자금, 신규아파트 분양·입주 관련 자금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계절적 요인에 의한 생활안정자금 수요,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등 2금융권 영업 확대와 주식시장 투자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도 연일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일반신용대출의 신용등급별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5대 은행의 4월 기준 금리는 4.07%로 집계됐다. 
이는 3월 기준 3.98%보다 0.09%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매달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이다.

주춤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8개월째 상승곡선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정하는 기준인 코픽스는 잔액 기준으로 1.8%(4월 기준)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은행들의 잔액기준 코픽스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도 일제히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5대 은행 중 최대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15일 3.47∼4.67%에서 하루 만에 3.49∼4.69%로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3.08%∼4.43%에서 3.10∼4.45%로, 우리은행 역시 3.18∼4.18%에서 3.20∼4.20%로 올렸다.

유일하게 최저금리가 2%대를 유지하는 곳은 농협은행으로, 2.75∼4.37%였던 금리를 2.77∼4.39%로 조정했다.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은 3.039∼4.239%에서 3.041∼4.241%로 0.002%포인트 올렸다.

금융당국은 일부 대출의 증가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가계대출이 다시 널뛰지 않도록 모니터링 및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지난해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이후 지난달 발표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업권별 목표관리 지속과 커버드본드 활성화, DSR시행 및 개인사업자대출 가이드라인을 통한 가계대출 여신관리 강화 등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정금리목표 상향, 변동금리대출 월상환액 제한, 스트레스 테스트, 중도상환수수료 제도 개선 등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 요인 최소화할 예정이다.

이달 23일에는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를 열어 업권별 가계부채대책 추진실적 및 향후 계획 등을 집중 점검한다.

은행들도 속속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의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도록 4등급 이하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18일부터 신규 취급 대출 금리를 0.10%~0.40%포인트 인하한다. 비상금 대출의 경우 고신용자는 0.25∼0.35%포인트, 중·저신용자는 0.4%포인트 낮춘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경우 0.10∼0.15%포인트 내린다.

신한은행도 장애인, 기초생활 수급자, 다문화 가정, 다자녀 가구 등에서 청년·노년층까지 금융배려 고객으로 정해 사잇돌 중금리대출 우대 금리를 적용한다. 만 29세 이하 청년층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대출을 이용할 경우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은 연 6.22%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