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IOC위원’…세인트 앤드루스가 홈코스
  •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골프계의 IOC위원’으로 불리는 ‘R&A’(Royal &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ㆍ영국왕립골프협회) 정회원이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1일자로 이 사장이 R&A 정회원 입회를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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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R&A의 한국인 정회원은 허광수(65)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 단 2명으로, 허 회장은 한국 최초의 R&A 회원이었던 선친 고 허정구 회장의 대를 이어 R&A 정회원이 되었다. 이 사장은 한국인으로 세 번째 R&A 정회원이 되는 셈이다.

    일본에는 다섯 명의 R&A 정회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A의 정회원이 되는 것은 골프선수가 ‘명인열전’으로 유명한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만큼 유명 인사들이 최고의 영예로 여긴다.

    영연방에는 로열 골프클럽이 여럿 있지만 1754년 만들어진 R&A는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인정받아 ‘Ancient(아주 오래된)’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

    ‘골프의 성지’로 세계의 골프애호가들의 순례지로 유명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가 바로 R&A의 홈코스다.

    R&A의 전신은 클럽회원 22명이 만든 ‘세인트 앤드루스 골퍼들의 사회’(The Society of St. Andrews Golfers)로, 각종 룰은 이 클럽에서 만들어졌다.

    R&A에서 만든 골프 룰은 현재 유럽과 호주, 남아공, 아시아지역에서 적용하고 있는데 미국 골프협회(USGA)도 R&A의 골프 룰을 기본으로 현대적인 골프 룰로 발전시켰다.

    R&A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서깊은 골프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개최를 주관하기도 한다.

    종신회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R&A는 회원이 자발적으로 탈퇴하는 경우는 없으며 회원이 되려면 누군가 세상을 떠나 자리가 비어야 가능하다. 등록된 회원수는 2400명이지만 고령 등 이유로 실질 회원은 1000명 선으로 알려졌다.

    R&A 회원의 영예가 대단한 만큼 조건 또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우선 각국 골프 발전에 눈에 띄는 기여활동이 있어야 하며, 인류의 발전에 도움을 준 유명한 사람이라는 거창한 조건도 있다. 골프에 대한 열정,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에티켓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때문에 디봇을 메우지 않거나 벙커를 정리하지 않고 그린을 손상한 뒤 원상복귀 하지 않고 사회적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은 회원이 될 수 없다.

    한편 후배 R&A 회원을 두게 된 허광수 회장은 요즘도 75~76타의 스코어를 낼 정도로 수준급 골프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