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인상 등 '손실 보존 구체방안 절실'
국민행복?, "자칫하다 양극화·환자쏠림 중소병원 몰락"
  • 정부가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발표하자 ‘선택진료의사 기준 축소’와 관련 병원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병원계에 따르면 선택진료의사를 30% 수준으로 줄인다는 건 경영 보전 차원이 아닌 의료의 본질적 차원에서 인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정부가 제시한 3대 비급여 개선안은 선택진료의 경우 올해 안에 선택진료비 가산율을 현재의 65% 수준까지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현재 선택진료의사 진료비가 일반의사보다 항목에 따라 20~100%를 더 받을 수 있으나, 앞으로는 15~50%만 가산하게 된다.

    더 나아가 2016년까지는 선택의사 규모 자체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으로, 현행 병원별 80%인 선택의사 허용 기준을 '진료과별 30%'로 크게 낮춘다.

    정부는 구체적 세부시행방안을 올 상반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적용기준, 시행일정, 건강보험 지원수준 및 재원조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3대 비급여 개선안에 바로 영향을 받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백중앙의료원장 박상근 회장은 "이번 정부가 제시한 정책은 정부의 방향을 설정한 것 뿐 확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논의를 통해 비현실적인 부분을 현실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 병상을 4인실까지 확대하고 환자 본인부담을 줄이는 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제 적용해 2015년까지 70% 이상을 일반병실로 확대할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현재 4인실을 운영하는 대형병원이 별로 없는데 4~6인실 일반병실을 70%까지 확보하려면 2인실을 일반병실로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병원계는 병선택진료를 80%에서 30%로 줄이는 건 현실적이지 못한 방안이며, 게다가 정부는 구체적인 손실보존책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무리 없는 방향을 재설정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H병원 관계자는 "선택진료 의사를 지금보다 1/3로 줄이겠다는 뜻인데 기본적으로 수가는 100% 올려주고 상급병실에 대해 같이 고민해야 정상임에도 모양새가 이상해졌다"며, "결정권은 정부에게 있지만 수가 기준을 외면하고 원가 보전 없이 비급여 사안을 제도권 내로 편입시키려는 건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소병원협회 측은 "이번 정책이 그대로 반영되면 대형병원으로의 쏠림과 양극화가 극심해짐에 따라 중소병원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무조권 병원을 옥죄는 정책으로 일관하는 데 유감"이라고 전했다.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정부에서 손실분 100%를 보장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으나, 손실분 평가를 얼마나 정확히 책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며, “본래도 기본 의료보험 수가가 너무 낮은 수준으로 한계점에 다다른 상태에, 3대 비급여 개선 추진과 맞물려 이 사안이 묻혀버릴 수 있다. 우선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논의 해야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민을 위한 정책이 자칫하다간 제한적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불편이 더해져 그 고통이 국민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갈 수 있다”며, “특히 환자 선택에 의한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는 의료수가와 보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를 없애려면 재정 확보도 시급하다. 합리적이고 공급자가 수용하능한 손실 추계가 간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