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업부 박성은 기자
    ▲ 산업부 박성은 기자

    17일 저녁 9시, 리조트의 강당이 붕괴돼 대학생 등 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부산외대 신입생 콘서트 도중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립식 강당 지붕이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사건이 터진 후 코오롱그룹은 인명구조와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발 빠른 대처를 보였다.

    이어 18일 새벽 6시경 이웅열 회장은 “이번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에게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사고 원인 규명에 한 점의 부족함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런 사죄의 말에도 이번 피해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코오롱 계열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운영하는 휴양 시설로 이번 사고가 일어난 강당은 공장이나 창고, 비행기 격납고에 사용되는 ‘PEB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건물 내부 기둥 없이 외부 골격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이는 공법이다.

    이런 건물은 기둥 없이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공사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게에 약한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설계 방식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강당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으로는 경주 지역은 평소 눈이 잘 오지 않아 이번 사고가 천재에 가깝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앞전에 경주와 인접한 울산 지역에서도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샌드위치 패널들의 붕괴가 잇달았다.

    지난 10일 밤 울산의 자동차 협력업체 공장의 지붕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그 이튿날에는 인근의 공장 지붕이 무너져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가운데에서도 리조트 강당 지붕의 눈은 그대로 방치됐다.

    또 눈의 무게뿐만 아니라 강당의 구조적인 문제와 시공 과정에서 정품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등 설계도와 다른 부실공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코오롱그룹은 ‘안전불감증’으로 이번 사건을 크게 키웠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건물이 무너졌다. 사람들이 믿고 신용하는 대기업에서 건물붕괴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건물을 방치한 것은 아이러니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당국의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