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심의 R&D지원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 뒷받침할 것""국내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 기술인력 부족"

"1960~70년대 기업인 이병철, 정주영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국민 고유의 근면성이 이룩한 '한강의 기적'을 기억하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제 2의 이병철, 정주영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소수의 기업가가 국가를 먹여 살리는 시대는 지났으며
, 현재 우리는 수십만 명의 젊은 기업가들이 국가를 먹여 살리는 경제 패러다임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생존 DNA'


산업통상자원부 박희재 R&D전략기획단장은 제일 먼저 기업가 정신'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박 단장은 "여전히 경제 성장 동력은 기업'이며, 기업가적인 마인드가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업을 하는 사람은 일부 재능 있는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희재 단장은 최근 이스라엘의 무인항공기, 정보 보안 분야의 실질적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이스라엘에 방문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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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만해도 자녀의 직업으로 의사·변호사'를 선호하던 이스라엘의 국민들이 매일같이 보도되는 기업가의 크고 작은 성공 스토리를 통해 기업가'에 대한 인식이 180도 변화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이스라엘, 서유럽의 스웨덴의 국민들은 기업가로서 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회사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에 큰 프라이드를 가지며, 실제로 스웨덴의 스톡홀름 대학 졸업생의 절반이 창업을 할 정도로 기업가 정신이 고양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쟁률은 1001을 웃도는 치열한 취업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 단장은 대학 정원 69만 명이 2만개의 기업 안에 들어가라고 경쟁을 붙이기보다 58만개의 직업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적인 아젠다"라며, “기업하고 창업하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풍토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사회·경제·과학·기술 발전 모든 것들을 총망라해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어려서부터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져갈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전략적인 사고로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고민해 얻게 되는 비즈니스 기업자적인 전략과 명확한 철학이 생존 DNA'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누구든지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다"며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중심의 R&D지원 차별화된 경쟁력 뒷받침할 것

 

국내 전체 중소기업의 83%가 내수형 기업이다. 하지만,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그마저도 국내 공략에 나선 해외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에 박 단장은 글로벌 경쟁력은 대기업은 물론 출발선상에 선 기업에게 특히 필수적"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은 단순한 반짝 아이디어가 아니고 단단한 R&D백업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덧붙여 특허·차별화된 스펙·성능·기술 등 무장해줘야 할 경쟁력을 제공하기 위한 국가적인 R&D지원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R&D는 지원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십여 년간의 R&D 지원은 출연연과 대학 교수 중심의 기획, 집행이 기업 중심이 아닌 연구 중심의 장롱 특허만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박 단정은 기술을 구현할 시장의 실무자들과 동떨어져 있는 R&D는 글로벌 시장에서 푸어(poor)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가 수년째 하향·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64개로 전년에 비해 3개 늘었으나, 그나마도 2등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신흥강국의 위협을 받는 상품만 30개를 육박한다.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R&D전략기획단에서는 글로벌 연계 R&D 전략을 첫 번째 우선순위로 꼽았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경제패러다임을 이뤄가기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박희재 단장의 목표는 현재 몇 십 개에 그쳐있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3~4년 사이에 200개가량 육성하는 것이다.



  • 산학협력전략의 산 증인이기에 가능했던 국가 최고기술책임자

     

    이러한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기술인력 부족이다.

    박 단장은 석박사 80%가 대학에 13%가 대기업에 있고, 중소기업에는 단 3,4%에 그치다보니 중소기업 자체에서 전문 인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의 강점은 높은 대학 경쟁력이다. 대학의 리소스를 기업과 효율적으로 매칭시켜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3~4개의 기업의 비결은 '산학협력 활동'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산학협력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공과대학 혁신위원회'가 구동되며 공대 교수채용·업적평가 시스템 개선, 공과대학 재정사업 효율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박 단장은 그동안의 관행이 있다 보니 반대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1998
    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실험실에서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 회사 에스엔유(SNU)프리시젼을 설립하며, 창업 1년 만에 수출 1만 달러를 이뤄낸 국가 최고기술책임자이기에 가능한 확신이었다.


    박 단장은 1998년 외환위기(IMF) 당시 과거 전쟁이 일어났을 때 보료에서 일어나자'는 의병의 각오로 대학원 제자들과 함께 서울대 실험실 1호 기업인 SNU프리시젼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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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당시에 창업이 지금 돌이켜보면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기술적으로 학문적으로나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옥죄는 장애물이 너무 많았다. 시장에 나가기도 전에 규제로 인해 몇 번이나 발목을 잡혔던 것.


    박 단장이 창업하던 당시 법적으로 교육 공무원에 속하는 대학교수는 창업을 할 수 없었다. 이에 박 단장은 청와대에 직접 대학교수가 대학 내에서도 창업을 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넣어 1년 반에 걸쳐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아무도 제재를 걸지 않았던 법에 이의를 제기해 그로부터 많은 대학에서 창업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박 단장은 만약에 불법이기 때문에 수긍하고 멈췄더라면 지금의 성과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부딪히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SNU프리시젼은 LCD 등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시작해 반도체·태양광 장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전 세계 10여 개국, 20여 개 업체에 제품을 팔고 있으며, 처음 창업할 때 4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지금은 300명으로 늘어났다.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애국으로 이어지는 경제사회에 정책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박 단장에 따르면 "대표이사 연대보증, 대표이사 양벌규정 등 지뢰밭 같은 규제가 기업인의 발목을 붙잡다 못해 회생이 불가능하다보니 청년들이 공기업과 대기업, 공무원으로 몰리는 사회 현상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단장은 기업가 정신이 성장동력이라는 확신으로 “Be ambitious. 도전하라고 말한다. “우수한 인재일수록 도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너무 작다. 글로벌 그림을 그려라고 힘을 실었.


    ◇ 박희재 교수 프로필


    현재 박희재 단장은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장, 서울대학교 교수, SNU프리시젼 대표이사 직책을 맡고 있다.


    박 교수는 1961년 경기 김포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기계설계학 학·석사를 수료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맨체스터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박사연구원,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조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학부 교수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대 산학연 연구센터장, 한국정밀공학회·대한기계학회 평의원,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장비협회 부회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외 학술논문 약 200여편, 특허 80여건, 산학협력 100여건 등 많은 연구성과를 남겼다.


    산업자원부에서 5회에 걸쳐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4년에는 대한민국 은탑산업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모범납세자상, 닮고싶고되고싶은 과학기술인상, 대한민국 100대 기술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