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후보 꼽혔던 메리츠證·아프로 조기탈락…AJ인베·머큐리·케이프 3파전인수의지·자급력 등 각 후보별 강점 뚜렷…최대 1000억 딜 가능성도
  • 리딩투자증권의 인수전이 3파전으로 좁혀졌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아프로서비스그룹과 메리츠종금증권이 예상외로 중도 탈락한 가운데 내달 초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과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6곳 가운데 AJ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AJ인베스트)와 케이프인베스트먼트(옛 소미인베스트먼트), 키스톤-머큐리 컨소시엄 3곳을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구주)과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를 합친 경영권이 달린 지분이다.


    업계는 특히 유력후보가 줄줄이 중도 탈락했다는 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업계는 아이엠투자증권 합병을 계기로 대형 IB를 넘보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이나 러시앤캐시로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리딩투자증권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들 두 회사가 이름값이나 가능성 면에서 타 후보에 비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증권가에 또 다른 매물인 LIG투자증권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리딩투자증권 인수로 방향을 잡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 역시 지난 5월부터 리딩투자증권 인수 추진설이 돌기도 했다. 회사측은 이를 부인하기도 했지만 결국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반면 이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던 사모투자펀드(PEF)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며 결국 밀려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달 31일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3곳에 비해 낮은 인수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라며 "숏리스트에 선정된 AJ인베스트 등 3곳은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총 600억~10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의 매각 지분은 공무원연금, 대성목재공업 등 기존 주주 보유지분 30%와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되는 물량으로, 매각 가격은 5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하면 세곳은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 즉 두 배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여 투자규모를 제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곳의 후보군에 업계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기존 유력후보군에 비해 높은 가격을 써냈고, 실제 자금동원력 역시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AJ인베스트는 지난 2000년 설립돼 지난 8월 21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국내 최대 렌탈 전문기업인 AJ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할부리스와 신기술금융업 등이 주업이다.


    AJ네트웍스는 AJ인베스트 외에 렌터카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 AJ렌터카를 비롯해 주차장 운영회사인 AJ파크, 냉동 창고와 19개의 직영 주유소를 운영 중인 AJ토탈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AJ네트웍스는 올해 상반기 5003억원의 매출과 4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지난해의 경우 자회사의 실적 호조에 따라 처음으로 연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자금력에서는 무리없이 리딩투자증권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AJ인베스트의 지난해 매출은 188억원이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케이프인베스트)는 선박 부품 제조업체로 모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프(옛 소셜미디어99)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케이프의 시가총액은 7일 기준 477억원이다.


    케이프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금융업계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실제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전 당시 메리츠종금증권과 최종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또 케이프의 자회사 중 하나인 이니티움앤코리츠는 지난 2013년 한국토지신탁 지분 31.88%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케이프가 선박엔진 부품 업체로 출발한 이후 대형 선박엔진의 부품사업이 침체에 빠지자 지난 2012년에는 게임사업에 진출했다가 최근 다시 증권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등 사업확장 방식과 분야에 대한 업계의 의문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케이프는 지난해 47억원, 지난 2013년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편 케이프인베스트 측은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전 당시 제기된 인수능력 의문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약 6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마련했고, 2~3곳의 투자처를 이미 확보했다"며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인수 이후 모든 직원에 대해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키스톤-머큐리 컨소시엄도 예비입찰 이전부터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을 만큼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이다. 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사모펀드(PEF) 조성 작업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키스톤 머큐리 컨소시엄을 러시앤캐시와 함께 리딩투자증권 인수 후보 2강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특히 제갈걸 키스톤 PE 회장이 HMC투자증권 사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인수전은 물론 인수 이후에도 경영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재직시절 3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던 제갈걸 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키스톤PE 취임과 동시에 스스로 대규모 자본을 출자해 키스톤 PE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특히 현대차, 현대카드, 현대차IB증권 등을 거치며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M&A를 총괄해온 M&A 전문가로 꼽히고 있어 이번 인수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숏리스트를 선정한 리딩투자증권과 딜로이트안진은 기업실사를 시작으로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윤곽은 10월초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