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자산운용, 지난해 수익의 98.1% 배당금으로 챙겨KB자산운용, 지난해 순이익 초과하는 800억 배당 '눈길'
  • 조인트벤처 형태의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겨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심지어 적자를 기록했지만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국내 자본임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을 초과하는 과도한 배당으로 KB금융지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적게는 순이익의 71.4%, 많게는 98.1%의 고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및 해외업체가 통상 50% 전후씩 투자한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된다.

     

  •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교보생명 50%, 악사(AXA) 50%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52억원을 기록했지만, 배당금총액은 51억원을 책정했다. 순이익의 98.1%를 배당금으로 챙긴 것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UBS AG 51%, 하나금융투자 49%의 지분 구조이다. 지난해 1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91.1%에 해당되는 112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NH-CA자산운용은 지난해 122억원의 순이익 중 90.2%인 110억원을 배당했다. 최대주주는 농협금융지주(60%), 아문디(40%) 이다. 최근 출자를 통해 지분구조가 각각 70%, 30%로 변경됐다.

     

    이외에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순이익 294억원 중에 254억원을,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순이익 65억원 중에 58억원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순이익 35억원 중에 25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은 심지어 적자를 냈지만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2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58억5000만원을 배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은 시설 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없기 때문에 유보금을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며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의 경우 투자한 만큼 배당을 챙겨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국내 업체같이 저배당을 할 경우에는 투자 자체에 대해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와 달리 국내 자본을 바탕으로 한 자산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지 않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인프라 투자 이유로 인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이익 43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26억5000만원을 배당하는데 그쳤다.

     

    키움투자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등도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KDB자산운용은 지난해 4억원을 배당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국내 업체 중에 드물게 과도한 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96억원을 기록했지만, 배당금은 800억원을 집행했다. 순이익의 6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KB자산운용은 KB금융지주가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자회사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매년 예측 가능한 수준의 이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년 배당을 하지 않고 유보를 했다가 한번에 많은 배당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